'구덕운동장 재개발' 주경기장만 남기고 비워 둔다
부산 구덕운동장 현재 시설. 부산일보DB한때 '부산 스포츠의 성지'였던 구덕운동장이 주경기장만 살리고 나머지는 철거한 후 비워두는 방식으로 재개발된다.
부산시 단계별 재정사업 추진
야구장 철거 후 체육공원 조성
부산시는 31일 구덕운동장 재개발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민간투자사업 대신 부산시가 예산을 투입하는 재정사업으로 하되 단계별로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특히 역사성과 상징성을 살리면서 시민의견을 반영해 추진하겠다는 것이 기본방침이다.
이에 따라 △주경기장과 스탠드는 역사성을 살리기 위해 원형 그대로 유지하고 △야구장은 철거 후 족구·농구·테니스·게이트볼 등 열린 체육공원으로 조성하고 △실내체육관은 철거 후 미래를 위한 공간으로 비워 두되 당분간 주차공간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핵심은 상업적 민간개발을 포기하고 공익성을 살리기 위해 시 재정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것과 '느리고' 또 '비워두는'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점"이라며 "앞으로 지역 주민과 체육인 등 다양한 시민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노후 시설 철거와 체육공원 조성에 105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키로 하고 우선 내년 예산안에 기본·실시 설계용역비 2억 원과 철거비 54억 원을 반영할 계획이다.
부산시의 이같은 방침에는 본보와 도시건축포럼B가 공동 주최한 '도시를 상상하라-부산 재창조 아이디어 콘서트' 구덕운동장편(본보 5월 4일자 1·4·5면)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일부 반영됐다. 당시 전문가들은 "공공용지의 사유화는 있을 수 없으며, 역사성과 공공성을 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일부 참가자는 "당장 좋은 대안이 없다면 미래를 위해 당분간 비워두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당시 아이디어 콘서트에서 나온 조언과 방향이 이번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앞서 부산시는 구덕운동장 재개발과 관련해 민간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협의를 벌였지만 무산됐다. 축구 전용 경기장 건설과 상가 위탁 개발 등이 추진됐지만 민간사업자가 난색을 표했고, 다른 민간사업자는 아파트를 포함한 개발안을 제안했으나 특혜 소지로 부산시가 거부했다.
손영신·이자영 기자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