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치치갈파 마을 남자들의 떼죽음, 원인은 CKD

[비에스투데이 김상혁 기자] MBC '서프라이즈'에서 중앙아메리카 남성들이 떼죽음을 당한 사연이 소개됐다.
11일 방송된 '서프라이즈'에서는 '과부들의 마을' 치치갈파에 얽힌 이야기가 그려졌다.
2000년대 초반부터 10년간 치치갈파에서는 젊은 남자들이 갑자기 사망하기 시작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장례식이 열렸다. 남편과 아들까지 연달아 4명의 가족을 잃은 여자도 있었다. 10년여 간 남성의 30%가 죽었다. 결국 치치갈파는 '과부들의 마을'이라는 달갑잖은 이름이 붙었다.
사망전 남자들은 식욕부진과 두통, 고열, 현기증을 호소했다.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이들의 사망원인은 모두 만성 신장 질환 CKD였다. 이는 노폐물이 배출되지 못하고 혈압 유지나 호르몬 생산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혈액 투석이나 신장 이식을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르는 병이다.
치치갈파에서 발병하는 CKD는 일반적 CKD와 몇 가지 차이점이 있었다. 보통 70대 이상 노년층에서 발병되는 CKD이지만, 치치갈파에서는 20~30대 청년층에서 발병했다.
남성 환자가 여성의 10배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2000년대 초반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갑자기 환자수가 폭발적으로, 중앙아메리카 지역에서만 발생한 것도 특이했다. 환자수는 공식적으로 2만4,000명, 비공식적으로 20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이에 사람들은 원인 불명 만성 신장질환인 CKDU로 부르기 시작했고,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피해 보상 및 대책 마련을 위해 시위를 벌인 사람들의 상대는 사탕수수 농장주였다.
의사 라몬그라시아는 병원을 찾은 환자들을 진료하며 전체 환자의 87%에 달하는 환자 대부분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는 이들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의사는 CKDU의 원인이 화전농업방식(나무나 식물을 태운 뒤 그 재를 거름으로 사용하는 농업 형태)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자들은 불 옆에서 일하고 고온에 많은 땀을 흘리며 탈수 증상을 겪게 됐다. 이 증상을 반복적으로 겪으며 신장 기능에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사실이 알려지자 중앙아메키라 사탕수수 노동자들은 충격에 휩싸였고 농장주를 찾아가 대책 마련과 관련된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농장주들은 시위참가자들과 CKDU 환자들을 해고했고 니카라과 정부는 이를 진압하며 농부 1명이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지기까지 했다.
사진=MBC '서프라이즈'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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