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늇쓰리] ‘교통지옥’ 만든 부산 BRT, 지금보다 더 생긴다고?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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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늇3[늇쓰리]'는 부산·울산·경남의 이슈를 짧고 맛있게 요리한 '3분 영상뉴스'입니다.


출퇴근길 부산의 도로는 꽉 막혀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데요. 홀로 쌩쌩 달리는 도로가 있습니다. 바로 중앙버스전용차로, BRT죠.

Bus Rapid Transit의 약자인 BRT는 버스 운행에 철도 시스템을 도입한 겁니다. 주요 간선도로 중앙에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해 버스의 속도를 높이고, 정확한 시간에 도착하도록 하는 대중교통 시스템인데요. 오늘 늇쓰리에서는 시민의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BRT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BRT의 시초는 197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세계적인 생태환경 도시로도 알려진 브라질의 '쿠리치바'에서 최초로 시행됐는데요. 이곳에서 시작된 BRT는 전 세계로 퍼져나가 현재는 205개 도시에 도입됐습니다.

국내에서는 서울시가 2004년 가장 먼저 도입했는데요. 36.1km로 시작한 4개의 노선은 현재 120.5km에 달합니다.

2017년 부산에도 첫 BRT가 개통됐습니다. 원동IC에서 올림픽교차로까지 이어지는 구간이었는데요. 2019년에는 운촌삼거리에서 해운대 중동까지 연결해 10.4km 구간의 BRT가 완성됐습니다. 2019년 연말에는 동래구 내성교차로에서 서면을 지나 광무교를 잇는 구간에 BRT가 도입됐죠.

이에 그치지 않고 부산시는 서면에서 중앙대로를 따라 서구 충무동 교차로까지 BRT 구축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이후에는 서면~사상 구간을 개통할 예정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진해와 양산까지 설치한다는 계획입니다.

부산시가 BRT를 도입한 이유는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입니다. 매년 승용차는 3~4만 대씩 급증하는데, 버스 이용률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도시철도를 연장해 대중교통 이용률을 늘리는 것도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데요. 특히나 BRT는 도시철도 구축비의 50분의 1 정도로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부산시는 BRT가 적은 비용으로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는, '가성비' 좋은 시스템이라고 강조합니다.

BRT의 핵심은 버스와 일반 차량의 교통 흐름을 분리하는 건데요. 결국,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보다 버스를 타는 게 빨라지도록 하는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승용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시민들도 많은데요. 가뜩이나 좁은 부산 도로에 왕복 2차로를 BRT에 내어주다 보니, 교통체증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갓길에 불법 주정차 차량까지 있다면 분통이 터지죠. 또 도시철도와 같은 노선을 따라 놓여있다 보니, 버스 이용률을 높이는 데 별로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도입 초기에는 이 구간에서 무단횡단 사고로 사상자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택시가 버스정류장을 들이받는 사고도 발생해 구설에 올랐죠.

BRT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지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선거 국면에서 “BRT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는데요. 당선 이후 BRT가 중단되나 했는데, 부산시는 ‘시민 공론화’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시는 2018년 6월부터 4개월간 시민 공론화로 의견을 모았는데요. 1박 2일간의 숙의 과정을 통해 시민참여단의 의견을 듣고,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BRT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BRT 확대를 반깁니다. 출퇴근 시간이면 자동차들 사이에 갇혀 꽉 막히던 버스가 이제 막힘없이 달리기 때문입니다. 또 BRT가 구축되면서 서면엔 횡단보도가 생겼는데요. 지하도를 안 건너도 되는 점 역시 BRT의 장점 중 하나로 볼 수 있겠네요.

현재 서면에서 충무동을 잇는 BRT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대중교통 이용자는 반기고, 자가용 이용자 속은 뒤집어지는 BRT.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제작=김보경·이재화 PD / 진유민 작가 / 김서연·배지윤 대학생인턴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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