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고양이] ‘마지막 인사’ 드립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 장은미 기자 mim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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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고양이 ‘우주·부루’와 함께한 5개월
아픈 부루는 율 집사 집으로 먼저 입양키로
우주는 편집국 머무르다 차후 입양 예정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세상 오길"


‘편집국 고양이-동물동락 프로젝트’는 사람과 동물과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획 보도였습니다. 올 2월부터 <부산일보> 4층 편집국에 둥지를 튼 구조묘 ‘우주’와 ‘부루’의 성장기부터 시작해 동물복지 현안을 다뤘는데요. 반려동물의 입양‧유기‧파양뿐 아니라 불법 번식농장, 길고양이, 동물원‧수족관, 야생동물 카페, 실험동물, 패션에 희생되는 동물, 농장 동물까지 동물권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오늘은 그 마지막 이야기를 전하려 합니다.

내내 병치레가 잦았던 부루는 아직도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부루는 편집국보다 아늑한 공간에서 회복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우주보다 먼저 입양을 가게 됐는데요. 그동안 병원을 데리고 다니며 수의사 선생님들과도 가장 자주 연락한 제(율 집사)가 부루를 입양하기로 했습니다.


이달 초 퇴원 후 율 집사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부루. 율 집사의 품에 포옥 안겨 잠이들었답니다. 서유리 기자 yool@ 이달 초 퇴원 후 율 집사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부루. 율 집사의 품에 포옥 안겨 잠이들었답니다. 서유리 기자 yool@

부루는 저희 집에 미리 와서 적응 기간도 가졌는데요. 낯선 곳도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 덕분인지 금세 적응을 끝내고 안겨 ‘골골송(고양이가 기분 좋을 때 내는 소리)’을 불렀답니다. 고양이 물품이라곤 전혀 없던 율 집사의 집에는 어느새 고양이 물품들이 하나둘씩 생겨났는데요. 캣 타워부터 고양이 화장실, 고양이 밥그릇, 정수기 등등. 부루와 함께 살아갈 준비를 모두 마쳤습니다.

부루는 빈혈 수치가 계속 떨어져, 원인을 찾는 몇 가지 검사를 위해 다시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요. 퇴원하면 율 집사와 함께 지낼 계획입니다. 부루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해 돌보겠습니다.

사람을 좋아하는 ‘애교쟁이’ 우주는 여전히 집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데요. 편집국 집사들의 무릎에 돌아가면서 올라가 애교를 부리곤 합니다. 우주에게는 어쩌면 아침부터 밤까지 사람이 있는 편집국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우주는 편집국에 완벽 적응했습니다. 우주도 곧 평생 집사를 찾아갈 테지만, 그때까지는 우주가 여러 집사들과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하려 합니다.


매일같이 편집국 집사들에게 아기처럼 포옥 안겨 애교를 부리는 우주입니다. 장은미 에디터 mimi@ 매일같이 편집국 집사들에게 아기처럼 포옥 안겨 애교를 부리는 우주입니다. 장은미 에디터 mimi@

우주와 부루가 처음 편집국에 왔을 때만 해도 추운 겨울이었는데, 어느덧 에어컨 없이는 견디기 힘든 한여름이 됐습니다. 고양이 눈곱을 떼는 것조차 서툴렀던 초보 집사들은 어느덧 약을 먹이고 발톱도 깎이고 순식간에 고양이 목욕도 시키는 ‘만렙(게임에서 최고 레벨)’ 집사가 됐습니다. 편집국에 찾아온 두 작은 생명 덕분에 편집국에는 온기와 생기가 넘쳐났습니다. 편집국 직원들에겐 고양이들과 함께한 겨울, 봄, 여름이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 같습니다.

동물권 이야기를 다루는 기사엔 비판 댓글들도 따릅니다. 대체로 ‘사람 살기도 팍팍한데 무슨 동물까지 챙기냐’는 반응들이죠. 사실 편집국 고양이를 돌보기 전까진 편집국 내부의 반응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가까이서 고양이들을 돌보며 편집국의 인식도 점점 바뀌어 갔죠.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을 알게됐다’며 응원해주는 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응원 댓글을 차근히 보면서 힘을 얻었습니다. 동물도 함께 행복한 사회를 바라는 마음이 모여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길 기대합니다.

함께해주신 편집국 직원들과 독자 여러분, 그리고 사랑스러운 두 마리의 고양이 우주와 부루에게 무한한 감사를 전합니다. 우주와 부루를 불법 번식농장에서 구조해주신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우주와 부루를 성심껏 돌봐주신 다솜동물메디컬센터에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편집국 고양이 정기 연재는 끝나지만, <부산일보> SNS를 통해 가끔씩 고양이들의 소식 전하겠습니다. 안'냥'히 계세요!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 장은미 기자 mim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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