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메타버스·가상인간… 대중문화계 ‘지각 변동’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콘텐츠 업계의 총성 없는 전쟁은 시작됐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은 차세대 미래 사업을 선점하려는 콘텐츠 회사들의 경쟁으로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NFT(대체불가능토큰)와 메타버스 등 디지털 기술의 빠른 발전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합종연횡을 중심으로 미디어 판은 대규모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콘텐츠 회사들은 생존을 위해 사활을 걸고 총력을 쏟는 중이다. 미디어 빅뱅이 한창인 대중문화계의 현주소를 톺아봤다.

국내 5대 기획사 NFT 사업 시동
3차원 가상세계서 가상인간 활동
OTT 영향력 ‘TV 방송물’ 압도
영화·드라마 제작 방식도 다양화

■NFT 신드롬…디지털 신기술 경쟁

최근 채널A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는 NFT 3800개를 완판시켰다. 앞서 MBC가 발행한 인기 예능 ‘무한도전’의 ‘무야~호~’ 8초짜리 클립은 NFT 거래소에서 950만에 낙찰돼 화제가 됐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디지털 진품 보증서다. 미디어 업계에서 NFT는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콘텐츠미디어그룹 NEW는 일찌감치 영화 ‘특송’의 NFT를 선보인 데 이어 다양한 NFT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라인프렌즈는 사명까지 바꾸고 디지털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국내 5대 연예기획사인 FNC·SM·YG·JYP엔터테인먼트, 하이브 등도 각각 블록체인 인프라 공급자와 업무협약을 맺고 NFT 사업에 뛰어들었다.



■메타버스·가상인간에 주목

‘디지털 신대륙’으로 불리는 메타버스는 3차원 가상세계를 말한다. 미디어 회사들은 향후 메타버스가 대중문화의 주 무대가 될 것이라 보고 주목하고 있다. 웹툰·웹소설 등 오리지널 IP(지적재산)가 풍부한 네이버는 2018년 ‘제페토’를 출시해 일찌감치 시장을 선점했다. 카카오도 메타버스 사업 진출을 예고했다. 하이브와 JYP엔터, YG엔터도 넷마블·두나무 등과 거미줄 같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메타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나온 가상 인간은 연예·광고 등 엔터테인먼트까지 영역을 확장한 상황이다. 지난달 가수로 데뷔한 가상인간 ‘로지’와 ‘한유아’는 이미 팬덤을 거느리고 있다. 가상인간 ‘재인’은 이달 공개되는 웹드라마 ‘안녕하쉐어’ 조연으로 발탁됐고, 가상인간 ‘래아’와 ‘제나’ 등도 연예계 데뷔를 준비 중이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가상인간은 스캔들이 없고 활동 총량에 제약이 없다”며 “내부적으로 가상인간 사업을 발전시키려고 논의 중”이라고 귀띔했다.



■OTT 합종연횡…콘텐츠 소비 변화

콘텐츠 시장에서 OTT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산업의 흐름이 완전히 달라졌다. OTT들은 거대 자본을 무기로 방송사, 제작사 등과 합종연횡하며 계속 몸집을 키우고 있다. OTT 콘텐츠가 TV·스크린 등 기성 콘텐츠보다 흥행 우위를 점하는가 하면, OTT에서 공개된 드라마가 TV에 뒤늦게 방송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선(先) TV, 후(後) OTT’의 공식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다.

tvN은 국내 OTT인 티빙 드라마 ‘술꾼도시 여자들’을 지난달 방송했다. 지난해 11월 OTT에서 전편 공개가 이뤄진 드라마를 석 달 뒤 TV에 새로 편성한 것이다. MBC는 현재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트레이서’를 방송하고 있고, SBS도 지난해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모범택시’를 편성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코로나19가 OTT 중심으로 한 영상 콘텐츠 소비의 축을 빠르게 이동시켰다”고 했다.



■충무로 인력 이동 ‘현재진행형’

코로나19로 국내 영화 제작 편수가 감소하면서 유명 감독과 스태프 등 영화계 인력이 OTT로 대거 이동했다. 이들은 OTT 콘텐츠에 영화적 상상력은 물론 음악, 미술, 소품 등도 수준 높게 완성해 K콘텐츠의 성공을 이끌었다. 최근 미국 배우조합 시상식에서 3관왕을 차지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연출자는 영화 ‘도가니’ ‘남한산성’ 등을 만든 황동혁 감독이다. ‘지옥’은 연상호 감독, ‘D.P.’는 한준희 감독, ‘킹덤:아신전’은 김성훈 감독이 각각 메가폰을 잡았다.

공개 예정인 기대작에도 충무로 인사가 대거 포진해있다. ‘왕의 남자’ ‘동주’ 등을 만든 이준익 감독은 티빙 ‘욘더’를 준비하고 있다. 영화 ‘공작’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은 넷플릭스 ‘수리남’으로 돌아온다. 정덕현 문화 평론가는 “영화와 드라마라는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효율적인 콘텐츠 제작 방식을 찾게돼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