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난민 상대 갈취·성범죄 심각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거쳐가는 폴란드 국경도시 등에서 난민들에게 차편을 제공한 뒤 돈을 요구하거나 여성 난민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폴란드 국경 도시서 범죄 잇따라
차편 제공 뒤 금품 갈취·노동 착취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폴란드 서남부 도시 브로츨라프에서는 무상으로 교통수단과 숙소를 제공하겠다며 19세의 우크라이나 여성 난민을 유인한 뒤 성폭행한 혐의로 40대 남성이 체포됐다. 우크라이나 난민이 폴란드로 들어오는 주요 관문 가운데 하나인 메디카 국경검문소 앞에서는 여성과 아이들만 골라 밴 차량에 태우려던 한 남성이 현장 관계자의 제지를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차편을 제공한 뒤 난민들을 협박해 금품을 뜯어내는 건 물론, 숙소를 제공하는 대가로 난민에게 청소나 아이 돌봄 등과 같은 일을 시키는 노동 착취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폴란드 주요 난민 쉼터에는 ‘운전사와 사진을 찍고, 거부하면 함께 가지 말기’ ‘차량 번호판과 관련 정보를 가족 구성원과 공유하라’ 등의 안내판이 설치됐다.
현재 폴란드 당국은 우크라이나 여권 소지자에 한해 기차·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놨다. 하지만, 워낙 많은 피란민이 한꺼번에 넘어와 좌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12일 기준 우크라이나를 빠져나온 난민 수가 260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 중 160만 명이 폴란드로 향했다. 루마니아에는 38만 명, 헝가리 23만 명, 체코 20만 명, 슬로바키아 18만 명의 난민이 건너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