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당선인 첫 회동, 정권 이양 차질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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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독대한다. 대선이 치러진 지 1주일 만에 이뤄지는 이 회동에 국민들의 모든 눈과 귀가 쏠려 있다. 두 사람의 독대는 21개월 만인데 정권 인수인계와 코로나 대응, 국민 통합, 북한 동향 등 국정 전반에 걸쳐 폭넓은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 국정 공백과 누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정권 이양기라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정권 인수인계 과정에서 틈새가 커지면 커질수록 국가적 손해요 불행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이번 회동이 정권 이양과 인수인계 절차가 차질 없이 순조롭게 이뤄지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한 치의 국정 공백 발생하지 않도록
열린 마음으로 협력하고 소통해야

현재 인수위원회는 7개 분과 중 4개 분과, 전체 인수위원 가운데 절반의 인선이 대략 마무리된 상태다. 15일에는 경제1 분과와 외교안보 분과, 정무사법행정 분과의 간사와 위원들이 추가로 선임됐다. 전문성과 국민 통합에 방점을 찍은 인사라고 한다. 향후 인수위 활동이 치우치지 않는 공정성과 반듯한 실무 능력을 통해 그걸 가감 없이 증명해야 한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인수위는 점령군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화려한 수사로 그쳐서는 안 될 일이다. 고압적인 자세는 인수위 활동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 정부 역시 인수위에 최대한 협조해야 함은 물론이다. 임기 말기 소위 ‘알박기’ 인사에 대한 비판이 없지 않은데,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국정 운영의 최고 잣대는 ‘국민’이라는 것, 인수하는 쪽이든 인수받는 쪽이든 명심해야 한다.

이날 회동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다. “법과 원칙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 “국민 통합 측면에서 고려해야 한다” “여타의 조건이 붙는 사면이라면 바람직하지 않다” 등 갖가지 견해가 교차한다. 양쪽 모두에게 정치적 부담을 안길 수 있는 대단히 민감한 사안이라는 뜻이다. 의도가 어떻든 이 문제가 국민 통합보다는 되레 국론 분열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결코 풀기 쉽지 않은 숙제다. 특히 윤 당선인은 공정과 상식을 무엇보다 중시해 온 인물이다. MB 사면이 과연 국민 여론에 부합하는 것인지 더욱더 신중하게 숙고해야 한다.

오랜 코로나19 사태에 장기적인 경기 침체, 깊게 갈라진 민심 등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은 그 면면을 낱낱이 밝히지 않더라도 위태롭기 그지없는 지경이다. 16일 회동하는 두 사람이 이런 현실 인식에 공감한다면 열린 마음으로 상호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마땅하다. 지금처럼 포용과 협치가 절실한 때는 없었다. 나가는 권력은 최대한 문을 열어 줘야 하며, 들어서는 권력은 겸손과 예의를 갖춰야 한다. 국민들은 과거 인수인계 과정에서 빚어졌던 볼썽사나운 갈등과 실수를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오늘 회동이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향한, 허심탄회한 소통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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