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푸틴 측근들… 내부 분열 신호?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 달째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러시아 지도부를 중심으로 균열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미국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 연방정보국(FSB) 고위급 인사들이 최근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들 대부분은 우크라이나 침공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분열이 일어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장관·참모총장·FSB 관리 등
최근 공식 석상 불참 의혹 무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러시아 국방장관 세르게이 쇼이구와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 참모총장은 약 2주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 러시아 국영방송은 쇼이구 장관이 러시아 군병원을 방문했다고 보도했으나, 당시 보도에 쓰인 쇼이구의 영상은 그로부터 2주 전에 방영된 자료화면이었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태 책임자격인 그가 직위해제 위기에 놓였다고 전했다.

쇼이구는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을 포함해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듬해 시리아 내전 개입 등에 적극 개입한 인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과는 개인적으로 여가 시간을 보낼 만큼 친밀해 최측근으로 분류되며 ‘푸틴의 후계자’로 불릴 정도로 각별하다.

러시아 국방부와 함께 우크라이나 침공을 주도한 FSB 고위급 관리들도 위기에 처했다. 외신에 따르면 FSB에서 해외 첩보 수집을 담당하는 제5국 인사들은 가택연금 조치를 받았다. 이들의 혐의는 ‘부적절한 자금 운용’이지만, 사실상 정보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물은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미 전쟁연구소도 푸틴 대통령이 FSB 정보요원과 군 장교 등을 숙청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시장경제 개혁을 이끌었던 아나톨리 추바이스 기후 특사도 최근 러시아를 떠났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추바이스의 사임은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반대가 동기가 되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추바이스는 보리스 옐친 대통령 시절 경제부총리, 대통령행정실장, 재무장관 등을 거쳐 푸틴이 집권한 이후에는 기후 특사를 지냈다. 가디언은 “추바이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직책에서 물러난 가장 고위급 인사”라고 전했다.

앞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이자 전 대통령의 수석 경제 고문이었던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도 지난주 마더 존스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은 인생에서 직면할 수 있는 최악의 일이다. 내 생각은 우크라이나의 시민들과 함께 한다”고 했다가 즉각 모든 정부 직책에서 해임됐다.

이현정 기자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