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꾸린 경부울문화연대 ‘지역문화 분권’ 향해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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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울문화연대는 울산 부산 경남 각 지역별 모임을 갖고 7명의 공동운영위원회 체제를 갖췄다. 사진은 지난 7일 열린 부산 지역 모임. 경부울문화연대 제공

지방자치는 민주화와 민주주의의 꽃이다. 한국에서도 1987년 민주화와 그 헌법에 의해 지방자치제가 실시됐다. 하지만 30년이 넘었으나 지역/지방분권의 갈 길이 아직 멀다는 것은 한국 민주주의 과제가 그만큼 남아 있다는 것이다. 연방제 수준의 분권 개헌 시도는 좌절되고, 대신 광역권 메가시티가 대안으로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부울경 메가시티도 그중 하나다. 이 광역권 메가시티의 대단히 중요한 정서적 토대가 ‘문화’다. 각 지역 문화재단의 공식적인 거버넌스(협치)가 필요하고, 문화계 차원의 움직임도 필요하다. 부울경에서는 문화계 스스로가 먼저 움직이고 있다. ‘지역문화 분권’의 기치를 내걸고 지난달 25일 결성된 경부울문화연대가 그것이다. 3개 지역 각 분야 지역문화예술인이 100명 훨씬 넘게 참여하고 있다.

부울경 운영위원장·간사 선출
백현주·문선희·조승완 위원장
연합 체제 구축 위한 인선 완료
“연대 통해 지역문화 소외 극복”
지역모임서 연대 방향성 논의도

최근 경부울문화연대의 울산 부산 경남, 3개 각 지역별 운영위원장과 간사, 자문위원 등이 선임·추천돼 구체적 사업을 추진할 채비를 갖췄다. 이미 결성식에서 전체 사무국장으로는 울산의 오창헌 시인이 선임됐다. 경부울문화연대는 사무총장과 각 지역별 운영위원장·간사 연합 체제로 꾸려진다.

울산에서는 지난 2일 울산시민복지재단 교육문화센터에서 모임을 갖고, 울산지역 운영위원장에 문선희 작가를, 간사에는 김은실 한국어 강사를 선임했다. 자문위원으로 안성길(문학평론가), 류복수(우리역사바로세우기 운동본부 회장), 신재억(울산대 건축학과 명예교수) 씨가 추천됐다.

부산에서는 지난 7일 인본사회연구소에서 모임을 갖고 부산지역 운영위원장에 백현주 작곡가, 간사에는 김정주 미술작가를 선임했다. 자문위원으로는 강영환(시인), 남송우(문학평론가), 박정애(시인), 오석근(영화) 씨가 추천됐다.

경남에서는 지난 9일 3·15뮤직컴퍼니에서 모임을 갖고 운영위원장에 조승완 성악가, 간사에 양리애 설치조각가 선임됐다. 자문위원으로는 설진환(부마항쟁기념사업회장, 음악), 우무석(시인), 정일근(시인), 박종국(수필가), 서한숙(수필가) 씨가 추천됐다..

이번 각 지역 모임에서는 경부울문화연대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부산지역 20대 음악인 노재봉 씨는 “친구들은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서울로 가야 한다면서 부산을 떠날 생각만 한다”며 “지역문화분권을 이뤄 젊은 문화예술인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오늘의 현실을 극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선희 울산 운영위원장은 “이번에 모임을 추진하면서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미를 깊이 인식하게 된다”고 밝혔다. 백현주 부산 운영위원장은 “경부울문화연대가 지향해야 할 지역문화 정체성을 잡아나가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조승완 경남 운연위원장은 “연대를 통해 갈수록 심해지는 지역문화 소외 현상을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오창헌 사무총장은 “경부울이 함께할 수 있는 일부터 단계적으로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부울문화연대에는 울산 37명, 부산 38명, 경남 35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방자치체 실시 30여 년 동안 각각 그 저력을 키워온 지역문화를 광역의 틀 속에서 묶어나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지만 반드시 해나가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것이 지역 민주주의 성숙의 또 다른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다.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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