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오남’ 연장선?… 윤 “결국 지역·세대·남녀 균형 잡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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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1차 내각 인선 분석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 국토교통부·김현숙 여성가족부·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윤 당선인, 이종섭 국방부·이창양 산업통상부·정호영 보건복지부·이종호 과학기술정통부 장관 후보자(수어통역사 제외).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초대 내각 1차 인선안이 10일 발표됐다. 윤 당선인은 할당이나 안배는 없다고 밝혔는데, 이날 나온 8명의 장관 후보자 가운데 지역별로 영남 출신이 5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남과 경북이 각각 2명, 대구 1명이었고 서울·충북·전북·제주 출신이 1명씩이었다. 전남·충남·강원 출신은 전무했다.

출신 대학교별로는 서울대(4명), 경북대(2명), 고려대(2명), 육군사관학교(1명) 순이었고, 평균 연령은 60.5세였다. 여성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유일했다.

평균 연령 60.5세… 서울대 다수
영남 출신 5명 최다, 여성은 1명
윤 당선인 “할당·안배하지 않아”
국토부 장관에 원희룡 지명 의외
경제 관료 ‘보수 의존’ 지적 나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 구성 때도 인수위원 24명의 평균 연령이 57.6세에 남성·서울대 출신이 다수를 차지해 이른바 ‘서오남’(서울대 출신 50대 남성)이라는 말이 나왔는데 첫 내각 인선도 연령대가 높아진 것 외에는 다양한 색깔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인선에서는 인수위 기획위원장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지명이 가장 의외로 거론된다. 또 그동안 거명되지 않던 정호영(보건복지부)·박보균(문화체육관광부)·이종호(과학기술정보통신부) 후보자의 발탁도 눈에 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공정과 상식이 회복돼야 할 민생 핵심 분야인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이해가 높은 분”이라며 “수요가 있는 곳에 충분히 주택을 공급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 균형 발전의 핵심인 지역의 공정한 접근성과 광역 교통 체계를 설계해 나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종호 과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세계적 반도체 기술 권위자로 역동적 혁신 성장의 토대가 되는 첨단 과학 기술 발전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날 인선 기준에 대해 “다른 것 없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해당 분야를 가장 잘 맡아 이끌어 줄 분인가에 기준을 두고 선정해 검증했다”며 “저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부터 할당이나 안배를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차피 지명해야 할 공직이 많고 대한민국 인재가 어느 한쪽에 쏠려 있지 않기 때문에 결국 지역, 세대, 남녀라든가 균형이 잡힐 것이라 믿는다”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강도 높은 검증을 예고한 데 대해서는 “고위 공직의 인선과 검증 기준은 결국 국민들의 눈높이와 국민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라고 밝혀 민주당과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첫 내각 인선에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이변없이 지명되자 윤 당선인이 보수 성향의 경제관료들에게 너무 의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윤 당선인은 내각 인선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경제 활성화’를 내세웠는데, 이미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의 한덕수 국무총리를 발탁한 데 이어 경제부총리까지 같은 뿌리에서 찾은 것이다.

이와 함께 대통령 비서실장에 기재부 요직을 두루 거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이명박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박병원 전 재경부 차관 등이 거론되고, 금융위원장에 최상목 전 기재부 차관이 유력하다는 설이 나오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보수 성향의 경제 관료들이 국가재정 운용이나 기획 역량은 탁월하지만 지나치게 ‘성장’ 중심의 경제정책에 무게를 실어 빈부 격차, 수도권 집중 등 사회적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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