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고용 시장 ‘봄바람’, 부산은 여전히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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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3월 고용 동향’

전국적으로 3월 취업자가 1년 전보다 80만 명 넘게 늘었지만 부산의 경우 1만 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수 증가는 수도권에 대부분 집중되면서 부산·울산·경남의 경우 고용시장이 심각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고용시장이 완전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3월 우리나라 취업자 수는 2775만 4000명으로 1년 전보다 83만 1000명이 증가했다. 3월 기준으로 따진다면 2002년(86만 4000명) 이후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취업자 1년 전보다 83만 명 늘어
3월 기준 20년 만의 최대 증가
경기도는 50만 명 이상 ‘점프’
부산 1만 3000명 증가 그쳐
제조업은 2만 6000명 되레 감소
임시근로자 증가… 질도 떨어져

하지만 부산은 3월 취업자가 165만 5000명으로 1만 3000명이 증가하는 데 그쳤다. 165만 5000명은 코로나가 오기 전인 2019년 4분기 부산 취업자(169만 5000명)보다 적다. 또 울산과 경남은 3000명, 3만 8000명 각각 증가했다.

특히 3월 부산의 제조업 취업자는 2만 6000명이나 줄어 우려를 낳고 있다. 제조업은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는 역할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마케팅, 연구개발, 판매, 서비스, 물류 등과 모두 관련돼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경제활동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 부산은 도소매·음식숙박업에서 2만 8000명이 줄었고 건설업에서는 2만 6000명이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음식업종 취업자가 이번에 많이 줄었다. 코로나가 풀리면서 음식업이 더 좋아질 것 같은데 오히려 방역기준이 완화되니 손님이 줄어드는 곳도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건설업은 일용직이 많아 진폭이 큰데 이번에는 전문건설업 분야에서 많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부산에서는 학원업과 사회복지서비스업(요양원 등) 등에서 취업자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취업자는 임금근로자와 비임금근로자로도 분류가 된다. 이번에 부산은 임금근로자는 3만 4000명이 늘어났지만 이 가운데 상용근로자는 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고 임시근로자가 3만 8000명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불안한’ 일자리만 많이 증가한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임시근로자는 계약기간 1년 미만의 근로자를 말하는데 건설업과 학원, 소매업에서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에 취업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경기도로 50만 4000명이 늘어났다. 경기도에는 우리나라 주요 산업이 대거 몰리면서 고용회복 효과는 경기도에 집중되는 경향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실제, 전국적으로는 제조업 취업자가 10만 명 증가했지만, 이들 전부가 경기도의 제조업 취업자였다.

이 같이 고용시장이 수도권 중심으로만 회복되고 있는 데도 홍남기 부총리는 페이스북에서 “지난해 3월 플러스 기저효과가 있었음에도 80만 명 이상의 취업자 수 증가가 나타난 것은 우리 고용의 회복 흐름이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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