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방치된 삼익유수풀장 우범지대 오명 벗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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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 폐장해 방치되며 우범지대로 전락한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유수풀장에 침입방지 시설이 설치되고, 재능기부를 통한 벽화도 그려진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삼익유수풀장 소유주를 설득해 붕괴가 우려됐던 외벽을 보수하고, 침입방지 시설을 설치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다음 달 수영구 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외벽에 벽화를 그려 분위기 전환에도 나설 계획이다.

담벼락 붕괴 우려에 사건사고도
경찰, 소유주 설득해 외벽 보수
울타리 설치하고 내달 벽화 작업

경찰에 따르면 소유주는 삼익유수풀장 외벽의 갈라진 틈을 메우고, 흰색 페인트칠까지 마쳤다. 또 담벼락이 무너지더라도 인도 쪽으로 넘어지지 않도록 지지대를 설치했다. 외벽 위에는 외부인 침입을 막을 수 있게 윗부분이 바깥쪽으로 45도가량 기울어진 모양의 울타리도 설치됐다.

길이 총 170m에 이르는 외벽에는 수영구자원봉사센터가 지역 봉사단체의 재능기부를 받아 다음 달 벽화를 완성할 예정이다. 광안대교, 동화 속 장면 등이 벽화 내용으로 논의되고 있다.

부산 시민들의 여름 물놀이 장소였던 약 1만㎡ 규모 삼익유수풀장은 2005년 폐장한 뒤 우범지대로 전락했다. 경찰은 2011년부터 이곳 일대를 공·폐가 지역으로 지정해 순찰을 도는 등 관리해 왔지만, 사건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2시 40분께 이곳에 흉가 체험을 하겠다며 침입한 20대 등 5명이 건조물침입 혐의로 입건됐다. 2019년에는 이곳에 은신하던 수배자가 검거되기도 했다.

그러나 범죄 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기는 어려웠다. 이곳이 남천2구역 재건축 부지에 포함돼 있고, 사유재산이라 소유주의 동의를 얻어야 했기 때문이다.

2023년 재건축 착공 일정에 따라 수년 내 삼익유수풀장이 철거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남천2구역은 올 3월 부산시교육청 교육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다.

그러나 최근 삼익유수풀장 외벽이 붕괴 조짐을 보여 수영구청이 보행 안전에 유의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외부인이 무단으로 침입하는 일도 벌어지자 경찰은 소유주와 재건축조합의 개선 동의를 얻는 등 중재자로 나섰다.

경찰은 “삼익유수풀장이 사유재산인 탓에 그동안 직접적인 개선 조치를 하기 어려웠는데, 소유주가 치안 문제 해결에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며 “앞으로도 이곳을 우범지대에서 안전지대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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