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태원 참사 이후, 되새겨야 할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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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규 동아대 재난관리학과 교수

대형 인명 사고로 기록된 이태원 참사는 해마다 어방축제, 국제가요제, 불꽃축제, 게임전시회, 부산국제영화제 등 크고 작은 지역축제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부산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참사에서 노출되고 확인한 재난관리 실패에 대한 교훈은 한시적인 것이 아니기에 깊이 되새겨야 한다.

첫째, 실시간으로 이상징후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통신회사 빅데이터 센터나 기지국의 접속량을 파악한다면, 인파 관리에 필요한 이상징후를 탐색할 수 있다. 이를 기초-광역 지자체-행안부 등 재난상황실로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민간이 관리하는 지하공동구와 댐 등 고정시설물의 경우는 사물인터넷(IOT)에 의한 이상징후 신고 및 공동 모니터링 체계를 검토하는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이상징후 식별이 되지 않으면 골든타임 사수가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둘째, 화재·구조·구급 등 사회재난은 119로, 치안 및 범죄 등은 112로, 일반민원은 110 등으로 신고가 접수된다. 단일 사고나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각 채널별로 신고접수의 경험있는 분들이 대응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규모 재난이 발생할 우려가 있거나 발생한 경우는 개인 경험칙에 근거해서 판단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재난 유형에 대한 신고접수 담당자의 긴급 상황 인지력 및 판단력을 강화하기 위해 핵심 역량 체계(교육-훈련-평가-환류)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적극 행정으로 지자체와 행안부에 상황판단 회의나 상황판단을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셋째, 재난 대응 자원의 출동지령 및 출동 문제다. 소방은 시도별 재난 규모에 따라 대응 1~3단계와 전국단위 지령인 동원령 1~3단계로 접근하고 있다. 반면에 경찰은 치안과 범죄 등급에 따라 출동한다. 대규모 재난 발생 시 지령 및 출동 단계를 통합하는 논의가 필요하다. 재난이 복잡·대형화되고 있기에 초기 대응 핵심 주체인 소방·경찰·해경·군 간의 가칭 ‘통합재난대응 조정 회의’를 상시화해서 동원령과 비상대비 동원자원을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

넷째, 대규모 재난사고 신고 정보를 경찰과 소방 등에 자동으로 공유하는 것 외에도 지자체 및 행안부 상황실에서 전문가와 협업하여 집단 상황판단과 상황판단 회의를 연계할 수 있는 스마트 협업 체계를 정립해야 한다.

다섯째, 최고 현장지휘관의 부재와 재난안전통신망에서 초기 대응조직 간의 소통의 어려움이다. 재난사고 현장에서는 소방(UHF)과 경찰(VHF와 TRS 등)은 각기 다른 주파수 및 무전기 사용으로 혼선이나 마찰이 생길 수 있다. 이런 문제로 인해 공동으로 출동하는 초기 대응조직은 PS-LTE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상호통신 미흡 등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재난안전통신망 무용지물에 대한 근본 원인을 현장 사용자의 눈높이에서 분석해야만 개선할 수 있다. 재난사고 피해 범위가 기초 지자체 두 곳 이상 행정 경계를 초월하거나 광역수준에 미치는 것을 대비해 지역내 ‘최고 현장 지휘관’이 통합 현장지휘체계를 운영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현장 경험과 이력, 그리고 실적을 통해서만 승진할 수 있는 성과관리체계를 수립해, 행정 지휘관이 아닌 최고 현장 지휘관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및 분석 책임자와 분석 조직이 필요하다. 상황실의 책임자는 데이터 및 분석에 대한 최고 책임자다. 평상시에는 바쁜 일정의 선출직·정무직 공무원을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해 민원데이터를 파악하여 사전 예측행정 서비스에 대한 권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비상시에는 시간·장소·상황에 대한 상황판단 정보를 제공하여 지자체가 재난사태선포 요청과 공동자원을 투입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빅데이터 솔루션과 시스템을 운용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할 수 있는 전문화된 조직도 필요하다.

지역 공동체가 우리의 경우가 아니라고 지나친다면, 용산구와 서울시에서 경험하고 있는 재난관리의 ‘과거와 현재’가 언제든 ‘가까운 미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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