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녹조 불안 없애자” 내년부터 부산 ‘먹는 물’ 검사 깐깐해진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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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낙동강 취수원수 대상
조류 독성물질 5종 검사 추가
하절기 주 1~2회 이상 강화 계획
조류 유입 차단 취수탑 설치 추진

올해 8월 부산의 주요 식수원인 경남 김해시 상동면 매리취수장 일대 낙동강 유역이 녹조현상으로 초록빛을 띤 모습. 부산일보 DB 올해 8월 부산의 주요 식수원인 경남 김해시 상동면 매리취수장 일대 낙동강 유역이 녹조현상으로 초록빛을 띤 모습. 부산일보 DB

내년부터 부산 수돗물의 조류 독소 검사가 더욱 깐깐해진다. 올여름 부산의 취수원에서 대량의 녹조가 발생해 먹는 물에 대한 시민 불안이 커지자 수질 검사를 더욱 엄격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8일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내년부터 조류 독성물질 5종을 추가해 총 284개 항목에 대해 수질 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추가되는 5종은 간 기능을 악화시키는 독소로 알려진 △마이크로시스틴-LF △마이크로시스틴-LY △노둘라딘 △실린드로스퍼몹신 4종 △신경 독소인 베타메틸아미노알라닌(BMAA)이다. 조류가 대량 발생하는 하절기에는 매주 1~2회 이상 강화해 검사할 계획이다.

이는 올여름 부산의 식수원인 낙동강 물금·매리 지역에 역대 최악의 녹조(부산일보 8월 2일 자 등 보도)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7월 환경부가 물금·매리 지점의 유해 남조류 세포 수를 조사한 결과, 4차례에 걸쳐 10만 개가 넘게 나타나는 등 부산 식수원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상수도사업본부는 내년부터 선제적 감시 차원에서 조류 독성물질 검사를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이전까지 총 279개 항목에 대해 수돗물 수질 검사를 했다. 이 중에서 기존의 조류 독성물질 검사는 5종(마이크로시스틴 4종, 아나톡신-a)에 그쳤다. 기존의 수질 검사 항목은 △중금속 등 유해 무기물 30개 항목, △농약,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 유해유기물 166개 항목 △미생물 19개 항목 △소독 부산물 39개 항목 △방사성 물질 5개 항목 △심미적물질 20개 항목 △조류 독성물질 5개 항목이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수돗물뿐 아니라 취수원수에 대해서도 조류 독성물질 5종을 추가해 총 266개 항목에 대해 수질 검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취수원수 외에도 △낙동강 전 수계 29개 지점 △낙동강 상류 하·폐수처리장 방류수와 유입 하천 22개 지점 △낙동강 하류 4개 보 △취수원 주변 소하천 9개 지점에서 주기적 감시를 통해 안전한 상수원을 확보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와 더불어 상수도사업본부는 원수로의 조류 유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물금·매리 취수장에 취수탑을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취수탑은 수심별로 선택 취수할 수 있는 시설로서 현재 수면에서 취수하는 것보다 녹조 대응에 효과가 더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녹조 등 각종 유기오염 물질은 수심이 깊어질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수도사업본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수면 아래 8m 지점에서 취수할 경우 지금보다 남조류 유입 수가 4분의 1로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근본적으로는 수질이 나쁜 낙동강 하류 취수원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더 깨끗한 취수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재 환경부와 부산시는 부산의 취수원 다변화를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도 환경부, 부산시와 발 맞춰 시민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진옥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올해와 같이 기후 변화에 따라 대량의 조류가 발생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조류 유입 최소화를 위한 취수탑 설치와 맑은 물 확보를 위한 취수원 다변화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고, 조류 독소 등 수질 검사 강화를 통해 더욱 안전하고 건강한 수돗물 생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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