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관사, 2024년엔 복합문화공간으로 완전히 시민 품으로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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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장 관사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시장 관사 전경. 부산일보DB

‘구시대의 유물’로 여겨지는 부산시장 관사가 오는 2024년 초에는 완전히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1985년 준공 이후 39년 만에 부산시장 관사가 완전 개방되는 것이다. 특히 '지방 청와대'로 불렸던 부산시장 관사는 전국 지자체 관사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도 유명하다.

8일 부산시는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위치한 부지 면적 1만 8015㎡(5450여 평) 규모의 부산시장 관사를 시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큰 그림 아래 관련 작업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올 초부터 관사 일부를 개방해왔다. 현재 평일 오전 9시부터 일몰 시간까지 야외공간을 공원이나 산책로 형태로 이용할 수 있게 했고, 별관은 어린이 숲속체험도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더불어 지난 7월에는 한국교육방송공사(EBS)와 업무협약을 맺고 본관 1층 열린행사장을 국내외 저명인사 초청 강연과 포럼 개최 장소 등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시장 관사의 완전한 개방은 박형준 시장의 후보 시절 약속이었다. 전임 오거돈 시장이 2018년 7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실제로 관사에 입주해 생활했기 때문에, 2021년 4월 보궐선거에 나섰던 박형준 당시 후보로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사안이었다. 박 시장은 선거운동 기간 관사를 시민들에게 완전히 돌려줄 것을 천명했다.

시는 효율적인 관사 활용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부산연구원에 의뢰, 8개월 간 ‘부산광역시장 관사 활용방안 연구’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진행된 부산 거주 만 19세 이상 시민 1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49.9%가 시장 관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으며, 70.1%가 시장 관사의 위치를 모른다고 답하기도 했다.

연구에서는 또 일부 개방을 진행하고 있다 하더라도 주말과 평일 저녁에는 여전히 이용할 수 없고 관사가 높은 담장과 철책으로 둘러져 있으며 본관 2층 건물은 한번도 개방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민들에게는 여전히 ‘호화 관사’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높다는 분석도 덧붙여졌다.


부산시장 관사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시장 관사 전경. 부산일보DB

시는 이에 따라 시장 거주 공간으로 쓰였던 본관 2층을 포함한 건물 전체를 리모델링하는 작업도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이다. 관사가 대한민국 건축 1세대이자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고 김중업 건축가의 작품인 점을 감안해 건축적 특징을 최대한 훼손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리모델링을 한다는 계획이다.

리모델링에는 설계비 4억 원 등 총 68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시는 지난 10월 실시설계 1차 공모에서 1개 업체가 신청해 최근 2차 공모를 다시 진행했으며, 신청한 3개 업체 중에서 최종 설계를 맡을 한 곳을 선정하고 있다.

부산시 행정자치국 청사관리팀은 “관사를 시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꾼다는 큰 컨셉은 정해졌고, 건물 리모델링과 함께 새로워질 공간에서 활용할 다양한 사업 콘텐츠를 마련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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