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모든 것 놓고 싶은 주봉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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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폭력 피해 여인숙 피신
영양실조 입원했다 암 판정
복지사 격려에 마음 다잡아
용기 북돋는 도움·격려 절실

“마지막으로 인사는 해야 할 것 같았어요.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전화기 너머 주인공은 주봉 할아버지. 스스로 생을 정리하려 마음먹은 주봉 할아버지가 사회복지사에게 마지막인 듯 인사를 건넵니다. 주봉 할아버지의 자포자기한 음성에선 어딘가 모를 절박함이 느껴집니다. 복지사의 걱정 어린 물음에 잠시 머뭇거리다 상황을 털어놓습니다.


뭉개진 발음으로 꺼낸 말은 아들을 피해 여인숙에 있다는 말. 주봉 할아버지는 아들에게 폭력을 당해왔습니다. 그동안 참아왔지만, 이젠 더 버틸 수 없을 것 같다고 털어놓습니다. 그러면서도 모든 게 다 자신의 죄라며 아들을 탓하지 않습니다.

주봉 할아버지는 아들을 피해 어두컴컴한 여인숙 방에 혼자 지내고 있었습니다. 원래 살던 단칸방에는 아들이 들이닥칠 것 같아 돌아가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치아가 거의 다 빠져 죽 말고는 먹을 수 있는 게 거의 없습니다.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뼈가 앙상하게 드러나고, 머리도 하얗게 셌습니다. 몇 달 전만 해도 없는 살림에 항상 반듯한 상태를 유지하던 할아버지는 모든 걸 놓아버린듯 보입니다.

주봉 할아버지는 이 상황을 이겨낼 힘도, 희망도 없다며 체념한 듯 고개를 떨굽니다. 이대로 괜찮다며, 이제 다 된 것 같다며, 점차 사그라드는 길밖에 없다고 말입니다. 할아버지를 도우려는 복지사에게도 “애쓰지 말라”며 쓴웃음을 지어 보입니다.

주봉 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지만, 자꾸만 여인숙을 찾아오는 사회복지사가 마음에 걸립니다. “한 번 해보자”며 당차게 말하는 복지사의 말에 할아버지의 눈빛도 흔들립니다. “집은 다시 구하면 되고, 병이 있으면 고치면 된다”는 복지사의 말을 한 번 붙잡아 보고 싶습니다. 주봉 할아버지가 기다린 건, 어쩌면 누군가의 확신에 찬 목소리였을지 모릅니다.

주봉 할아버지는 힘을 내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동안 제대로 못 먹었으니 결과는 뻔했습니다. 영양실조와 결핵이 의심돼 입원을 했습니다. 이대로 불행은 끝인 줄 알았습니다. 설상가상, 한 달 만에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미 예견한 듯 할아버지가 씁쓸한 표정을 지어 보입니다.

이제 치료비가 또 걱정입니다. 전립선암 치료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지 알 수 없습니다. 경과가 좋아 퇴원을 하게 되더라도, 당장 돌아갈 곳은 어두컴컴한 여인숙밖에 없습니다.

의료비도 주거비도 막막하지만, 삶의 끝자락에서 다시 용기 내 도움을 청한 주봉 할아버지에게 다시 한번 확신의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 번 해봅시다. 하면 됩니다”라는 목소리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강서구청 생활지원과 신혜영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QR코드를 스캔하면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댓글 1건당 부산은행이 1000원을 기부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25일 자 철수 씨

지난 25일 자 철수 씨 사연에 후원자 77명이 329만 8260원을, 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공감 클릭을 통해 135만 700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철수 씨의 틀니 비용으로 전액 사용할 예정입니다. 약 부작용으로 이가 빠져 제대로 먹지 못해 15kg가 빠진 철수 씨는 “많은 분들이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와주고 응원해 주셔서 정말 고맙다”며 “건강을 회복해서 다시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고마움을 전해왔습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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