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B마트’ 2년 만의 부산 영업 재개… 골목 상권 침해 논란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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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10월 서면점 영업
2년 전 해운대점 열었다가 철수
“앱 주문하면 11~21분 내 도착”
1인 가구·2030에 집중 홍보
탄탄한 배달망에 소상공인 긴장
“수도권에 지역 자금 유출” 반발

부산에서 1년 10개월 만에 영업을 재개한 B마트 앱 화면 캡처. 부산에서 1년 10개월 만에 영업을 재개한 B마트 앱 화면 캡처.

배달 플랫폼 1위 업체 ‘배달의민족’이 도심에 소형 물류 창고를 만들어 직접 상품을 배달하는 ‘B마트(비마트)’가 부산에서 영업을 재개했다. 2020년 첫 개장 당시 지역 진출 전략을 가다듬는다며 영업을 일시 중단한 후 약 2년 만이다. 지역 소상공인들은 ‘명백한 골목 상권 침해’라며 크게 반발한다.

15일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비마트 부산 서면점이 올 10월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배달 지역은 부산진구 전역과 연제구 일부 지역이다. 비마트는 배달의민족이 물 류창고를 갖추고 직접 배달하는 서비스다. 각종 식료품과 잡화 등 6000여 종의 상품을 판매하며 자체 PB상품까지 나온 상태다. 앱을 통해 물품을 주문하면, 라이더가 직접 집까지 배달해 주는 방식이다. 배달의민족은 주문하면 11~21분 이내에 상품이 집 앞까지 도착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앞서 비마트는 2020년 11월 비수도권 최초로 부산 해운대점을 열었다. 하지만 한 달간 영업 후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당시 배달의민족은 부산과 대구 등 지역 공략에는 물류 비용 등 변수가 많아 영업을 잠정 중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당시에 지역 시장의 특성을 면밀히 살펴 효율적인 지역 진출 전략을 검토하고 가다듬기 위해서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배달의민족은 이번에 서면점을 개장하면서 1년 10개월 만에 부산에서 서비스를 재개했다. 해운대 대신 서면에 문을 연 것은 서면에 1인 가구 등 젊은 층이 상대적으로 많아 수요가 더 높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배달의민족 측은 해운대점 등 부산에서 추가 매장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비마트는 대표적인 ‘퀵커머스’ 서비스다. 퀵커머스는 신선·가공식품, 생필품 등의 상품을 주문하면 이른 시간에 배송해 준다. 당일 배송, 새벽 배송보다 훨씬 빨리 상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3만 원 이상 구매하면 배달비도 무료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비대면 소비 비중이 높아지면서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게 됐다. 실제로 비마트는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40여 곳을 운영하고 있다. 비수도권의 경우 부산, 대구, 대전에서 한 곳씩 운영하며 매장 숫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비마트는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1인 가구나 젊은 층에 인기가 높다. 이 모(29) 씨는 “담배 살 때를 빼고는 편의점에 갈 일이 없을 만큼 비마트는 정말 편리하다”면서 “물론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즉시 배송되는 이점이 있어 1인 가구 등 20~30대가 이용하기 좋다”고 밝혔다.

중소형 마트와 전통 시장 등 지역 소상공인들은 ‘골목 상권 침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기존의 탄탄한 배달망을 이용해 부산 지역에 안착한다면 지역 상권 침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의회장은 “지역 경제 차원에서 볼 때 유통의 모든 과정이 프랜차이즈화 돼 버리고 식당, 슈퍼, 편의점 등 지역 영세업자에게 돌아갈 자본이 급속하게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게 돼 우려스럽다”면서 “극심한 양극화 때문에 중간 규모의 유통업자들은 빠르게 문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자영업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퀵커머스 서비스는 비마트뿐 아니라 일부 편의점에서도 시행하는 새로운 형태의 유통 서비스”라면서 “새로운 일자리 등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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