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국회의원, 공약 넷 중 셋 안 지켰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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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행률 25% 16개 지역 중 9위
6명은 공약 이행 정보도 미공개


부산 동구 동구국민체육문예센터 다목적체육관에 마련 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동구개표소에서 선거개표원들이 개표작업을 하고 있다. 부산일보 DB 부산 동구 동구국민체육문예센터 다목적체육관에 마련 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동구개표소에서 선거개표원들이 개표작업을 하고 있다. 부산일보 DB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이 21대 총선 당시 시민에게 약속한 공약 이행률이 25% 선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이행률에도 미치지 못하고 16개로 나눈 지역별 순위에서도 9위에 머무는 수준이다. ‘공약 폐기율’은 전국 상위권을 기록하는 오명까지 떠안았다. 특히 부산 국회의원 3명 중 한 명꼴로 공약 관련 정보를 미공개에 부치면서 공약 이행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18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이하 매니페스토본부)에 따르면, 부산 지역 21대 국회의원 공약 이행 완료율은 25.83%로, 16개 지역 중 9위에 머물렀다. 21대 국회 임기가 2년을 훌쩍 넘겼지만 부산 국회의원들이 실천을 약속한 공약 4개 중 3개 꼴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반해 ‘공약 폐기율’은 전국 상위권이다. 부산 국회의원 공약 폐기율은 0.99%로, 전국 2위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부산 국회의원 18명 중 6명이 공약 이행 자료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시민 눈살은 더욱 찌푸려지고 있다. 매니페스토본부에 따르면 공약 이행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부산 국회의원 6명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으로 황보승희(중영도)·안병길(서동)·김희곤(동래)·박수영(남갑)·하태경(해운대갑)·정동만(기장) 의원이다. 전국 국회의원 중 공약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의원은 58명이었는데 부산 의원이 10%가량을 차지한 것이다.

매니페스토본부는 이번에 지역구 국회의원 193명(2022년 8월 초 기준·253명 중 공석 1명과 장관직 수행 1명 등 제외)의 총선 공약 7844개에 대한 공약 이행 평가를 진행했다.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58명도 평가에서 빠졌다. 그 결과, 전체 평균 공약 이행 완료율은 26.95%(2114개)로 집계됐다. 전체 공약 중 보류는 363개(4.63%), 폐기는 40개(0.51%)로 나타났다. 403개 보류·폐기 공약 대부분은 조성, 유치 등의 개발 공약이다.

부산 의원들이 폐기한 공약은 당감 글로벌기업도시 관련 스마트시티 규제 샌드박스 사업 추진, 녹산산단 특화체육공원, 미음산단·국제산업물류지구 일원 동북아물류 R&D센터 구축 등이다. 보류 공약으로는 친환경 전기버스(순환형 마을버스) 도입, 트램 사이언스 파크, 꿈꾸는 예술터 건립 (문화예술교육센터 건립), 석대역~원동역 무료셔틀버스 운행 등이 있다.

다만 이들 사업 중 동북아물류R&D센터는 부산신항을 중심으로 차세대 물류시스템과 서비스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기술혁신 지원 사업으로, 사업 부지는 부산신항 일원으로 구상된 사업이다. 부산시와 경남도가 협의하는 과정에서 사업 위치를 부산신항 일원 중 진해웅동 지역으로 설정하는 것으로 하고 현재 추진 중이다. 녹산산단 특화체육공원 사업 또한 해당 부지에 동북아물류플랫폼 구축을 위한 기본구상 용역을 실시 중으로 기본구상 완료 전까지 잠시 보류된 상태로 용역 완료 후 정상 추진할 계획에 있다.

매니페스토본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로 공약 관리 시스템의 부재와 공약 이행 의지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입법이 필요한 공약인데도 입법 활동 내역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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