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동차 산업 변화 맞춘 인력개발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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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경 동의과학대학교 자동차과 교수

자동차 산업이 빠르게 변화한다. 한동안 논쟁의 주제로 등장하던 문명의 이기냐 흉기냐 라는 말은 사라진 지 오래다. 지금은 기업의 수준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명운을 걸고 기술개발에 총력전을 펼친다.

이제는 단순히 원동기의 동력을 이용해 사람이나 화물을 운송하는 기계가 아니다. 인공지능과 컴퓨터 비전, 첨단 무선통신 같은 첨단기술을 확대 적용하면서 새로운 양상을 드러낸다. 운전자 없이 스스로 주행하는 자율주행차와 정보통신기술을 사용해 양방향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한 커넥티드 카를 포함한 스마트카, 화석연료 대신 전기나 수소를 사용하는 친환경차, 도심의 이동 효율성을 극대화한 수직 이착륙 항공기 같은 도심항공모빌리티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성숙기를 넘어섰다. 자동차업체와 IT업계가 열띤 경쟁을 벌이는 자율주행차량은 구글이 2010년에 무인 주행 실험에 성공했지만, 생명과 직결된 안전 시스템인 자율 가속과 감속, 차선 변경과 주차 등 문제점 보완에 전력을 다한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보편화되는 10년 후에는 자가용이 고속도로에서 달리고 20년 후에는 무인 택시가 도심을 누빌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역사는 길지 않다. 1955년 ‘시발’ 자동차를 시작으로 반세기 만에 연간 약 4백만 대를 생산해 총생산량의 4.5%를 차지하는 세계 5위 생산국이 되었다. 2030년에는 전기차와 수소차개발에 60조 원을 투자해 시장점유율을 10%까지 올린다는 목표로 민관 협력 체제를 구축하였다. 유럽의 주요 나라들도 2040년까지 엔진탑재차 판매 금지를 공언하고 있어 친환경 자동차가 글로벌 신차 판매 대수의 절반을 차지하게 될 것 같다. 전기 자동차는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50% 미국과 인도에서는 30% 이상의 점유율을 나타낼 날이 머지않았다.

국내 친환경 자동차도 다르지 않다. 자동차 누적 대수 2500만대 중 전기차가 약 35만대, 하이브리드차가 110만대, 수소차가 2만 6000대 정도를 차지하여 친환경 자동차의 점유율이 6%에 다가간다. 초기에는 고가라 대중화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은 어디를 가도 쉽게 만난다. 정부 장려 정책인 보조금 지급의 영향도 있으나 진동과 소음이 적어 승차감이 좋을 뿐 아니라 고유가 영향으로 친환경 자동차 선호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와 화석연료의 고갈에 대한 대응책으로 개발되고 있는 친환경 자동차는 내수판매와 수출이 전년도 실적을 뛰어넘는 등 미래차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충전소 확충이 시급하다. 전기 자동차 시장을 확대하려면 충전 인프라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 스테이션을 50만 곳에 설치한다는 투자 계획을 2021년 3월에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차량 대수의 증가와 함께 충전소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바 머지않아 해결될 것 같다.

수소차도 완전한 상용화에 박차를 가한다. 수소차는 아직 수소생산 장치와 보관 등 선결 과제가 많지만, 향후 친환경 자동차의 주도권은 하이브리드차(HV)와 전기차(EV)에서 수소차(FCEV)로 옮겨 간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우리 정부도 2040년까지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수소전기차 620만 대 보급을 목표로 삼는다.

친환경차에 대한 인력 인프라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미래차의 개발과 생산에 걸맞은 기술 인력의 개발이 시급하다. 기업체는 체계적으로 인력을 재교육하고 교육 기관은 현실에 맞는 교육 시설을 준비하여 신기술에 대한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반도체산업처럼 대학과 연구소, 자동차 제조업체와 연료전지 생산업체를 중심으로 범국가 차원에서 기술개발과 교육이 이루어져야 미래차 산업을 선점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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