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부실 대응’ 파문 확산, 다시 불붙는 개각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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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라인 경질’목소리 잇따라
대통령실 “조사 결과 보고 판단”

지난해 12월 26일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중 1대가 대통령 경호를 위해 설정한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일대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6일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중 1대가 대통령 경호를 위해 설정한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일대 모습. 연합뉴스

군 당국의 북한 무인기 ‘부실 대응’ 논란이 커지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고심이 다시 깊어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에 따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책임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안보 라인’에 대한 문책 요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단독 제출함에 따라 9일부터 30일간의 1월 임시국회 회기가 시작된다. 민주당은 북한 무인기 침범으로 불거진 안보 위기 사태 등와 관련한 대정부 현안 질의를 관철하고, 대통령실 인근 비행금지구역(P-73) 진입에 대한 군 당국의 은폐 의혹이 불거진 만큼 관련 인사들의 문책을 강도높게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은 군의 자체 감찰은 불가피하다는 기류 속에 문책론에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군이 북한 무인기 사태에 대한 내부 조사와 감찰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어떻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는 군 내부적으로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12월 26일 북한 무인기 격추에 실패한 데 이어 대통령실 주변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했다는 사실을 지난 3일에야 확인하고 기존 발표를 번복한 군 당국에 상당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군의 기강 해이와 훈련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다만 수뇌부 경질을 포함한 문책론에는 현재로선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언론 브리핑에서 ‘안보 라인 책임론’이 나오자 “아직 (군의) 전비 태세 검열이 진행 중이다. 최종 결과가 나오면 (윤 대통령이) 종합적으로 상황을 보고 판단하지 않겠는가”라고 답했다.

조사 결과가 나오면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원칙론을 내세워 빗발치는 문책론을 피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태원 참사로 인한 행안부 장관 책임론과 맞물려 개각설이 재점화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연초 개각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인사권자가 말을 쉽게 바꾸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분위기다. 거기에 군 수뇌부에 대한 인적 쇄신을 단행할 경우, 북한이 추가 도발에 역이용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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