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와 구직자 모두 만족하는 플랫폼 '급구' [UP! 부산 스타트업]
[UP! 부산 스타트업] (주)니더
계약부터 급여 송금까지 가능한
단기 구인·구직자 연결 서비스
9만 개 사업자 이용 앱으로 성장
8년 동안 데이터 200만 개 쌓여
70억 원 규모 투자 유치로 입증
급할 때 하루, 이틀 짧게 일해 줄 사람이 필요한 자영업자, 돈이 필요할 때 잠깐 일하고 싶은 구직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있다. 부산 스타트업 (주)니더가 만든 ‘급구’다. ‘급구’ 앱을 이용하면 고용 계약부터 근태 관리, 급여 송금, 원천징수영수증 발급까지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다. 한 마디로 구인·구직자의 미스매칭을 해결하고 단기 고용에 필요한 서비스 일체를 제공한다.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더욱 ‘급구’ 수요가 늘어났고, 지난달 니더는 7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자영업자 돕는 서비스
(주)니더 신현식(38) 대표는 2014년 12월 창업 당시 공동 창업자와 함께 자영업자를 돕는 서비스를 만들자고 의기투합했다. 당시에도 자영업자 폐업률이 높았는데 큰 이유 중 하나가 고정 비용인 인건비와 임차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었다. 반면 주로 아르바이트하는 대학생의 경우, 취업 준비나 학업을 위해 중장기 아르바이트보다는 단기 아르바이트를 선호했다.
신 대표는 “자영업자는 필요할 때마다 필요한 인력을 고용할 수 있고 대학생은 필요할 때마다 짧은 아르바이트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도록 연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회사 이름이 ‘니더’인 이유도 서로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자는 뜻에서다. 창업하고 처음 고용을 연계한 곳은 부산시청이었다. 당시 시청 내에서 가구를 옮기는 데 열흘 동안 매일 10명씩 총 100명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신 대표는 “연말이었는데 놀랄 만큼 지원자가 많아서 시장성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그런데 막상 고용을 연계해보니 출근을 체크하거나 임금은 잘 송금이 됐는지 확인하는 등 채용 단계보다 채용 이후 챙겨야 할 내용이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급구’는 플랫폼 내에서 고용 계약부터 근태 관리, 급여 송금 등 채용과 계약의 전 과정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발전시켰다.
■데이터 기반 인재 추천
현재 ‘급구’를 이용하는 사업자는 9만 개, 구직자는 60만 명에 달한다. 자주 구인과 고용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업자는 월정액으로 서비스를 구독하거나 필요할 때마다 수수료를 결제하는 횟수권을 사용한다. 구직자는 별도의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창업 이후 지금까지 구인·구직 관련 데이터가 200만 개 가까이 쌓였다. 회원이 어떤 업종에 관심을 가졌는지, 채용 이후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데이터가 고스란히 축적됐다. 사업자가 채용 이후 회원을 추천하는 기능도 있는데, 별도의 보상이 없는데도 사업자가 회원 추천서를 남긴 데이터도 8만 개나 된다.
신 대표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단순하게 매칭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인재를 추천하고, 적합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급구’의 가장 큰 목표다”고 설명했다.
사실 ‘급구’를 처음 선보였을 때도 이미 알바몬이나 알바천국 같은 업계 1, 2위 기업이 존재했다. 하지만 신 대표는 알바몬이나 알바천국과는 다른 개념의 서비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급구’는 기본적으로 데이터 수집 모델인 데다 모바일 특화 서비스로 단순 채용 연계보다 고도화된 개념이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채용 시장 자체가 얼어붙으면서 주춤했다가 엔데믹이 시작되자 ‘급구’ 서비스 이용자도 대폭 늘었다. 구인난이 심화하면서 장기보다는 단기 구인 아르바이트 수요가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급구 플러스’로 또 한 번 도전
‘급구’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업종은 식당을 비롯한 소규모 자영업자다. 편의점이 뒤를 이었다. 편의점의 특성상 갑자기 인력이 필요할 때 편의점 근무 경험이 없는 초보자가 일하기는 힘들어서, 급하게 인력이 필요하면 예전에 근무했던 직원에 요청하거나 알음알음 구할 수밖에 없었다. ‘급구’의 경우 편의점 근무 경력이 있는 회원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니 당일 편의점에 투입할 수 있는 긴급 스태프를 제공할 수 있었다.
신 대표는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계약을 맺고 3년째 긴급 스태프 제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전국에 1만 6000여 개 가맹점이 있는데 그중 4분의 1 정도의 점주가 급구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니더는 ‘급구 플러스’라는 새로운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인력을 많이 파견해야 하거나 인력을 수시로 채용해야 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일종의 B2B(기업 간 전자상거래) 서비스다. 웹서비스 형태로 백화점을 비롯해 수시 채용하는 기업이 사용하기 좋다.
니더는 내년 매출 목표를 45억 원으로 잡고 있다. 신규 사업인 ‘급구 플러스’가 시장에 안착하고 ‘급구’가 지금처럼 성장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신 대표는 “장기 목표는 인력 데이터를 활용해서 비정규직 시장을 개선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며 “부산에서 창업한 선배로서 아이디어가 괜찮다면 창업에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후배 기업에 영감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