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지거나 검게 보인다면… 눈 건강 ‘적신호’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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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의 원인과 치료

3대 실명 질환, 노인 유병률 증가
흡연자는 실명 위험 2배 이상 높아
건성은 눈영양제·습성은 주사요법
치료제 다양하고 보험 혜택 늘어

정상인이 본 에펠탑(왼쪽)과 황반변성으로 인해 휘어져 보이거나 중심이 검게 보이는 에펠탑 모습. 부산성모안과병원 제공 정상인이 본 에펠탑(왼쪽)과 황반변성으로 인해 휘어져 보이거나 중심이 검게 보이는 에펠탑 모습. 부산성모안과병원 제공

눈이 침침하고, 시야가 뿌옇고, 안구가 뻑뻑하고…. 나이가 들면 눈에 다양한 이상징후가 나타난다. 노화로 인한 대표적인 안과 질환이 황반변성이다. 황반변성이 생기면 물체에 안 보이는 부위가 생기거나, 사물이나 직선이 휘어져 보인다. 심해지면 시력감소와 시야의 중심이 검게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상대방 얼굴을 못 알아보거나 독서 등의 일상생활에서도 불편을 겪는다.


■직선 휘어져 보이고, 중심 검게 보이기도

카메라로 촬영을 할 때 상이 맺히는 필름 역할을 하는 곳이 망막이다. 안구 가장 안쪽에 있는 신경 조직이다.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인 황반이 변성되는 질환으로, 황반에 노폐물이 쌓여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면서 생긴다. 치료하지 않으면 실명으로 이어진다.

황반은 정밀한 시력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물체가 왜곡돼 보인다. 두 눈으로 볼 때보다 한쪽 눈을 가리고 한 눈씩 번갈아 검사해 보면 더 쉽게 느껴진다. 또 바둑판 무늬 모양의 ‘암슬러 격자’를 활용해 선이 휘어져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는지를 체크해 볼 수도 있다.

대부분의 안질환은 초기 증상이 미비해 나이 탓을 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치료 시기를 놓친 후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망막 질환은 시력을 담당하는 망막부위를 침범하지 않는 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비정상적인 혈관이 자라면 실명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거나 진행을 느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로 꼽히는 황반변성의 주요 원인으로는 가족력, 인종, 흡연 등이 거론된다. 노화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최근 우리나라의 노인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유병률 또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에 비해 황반변성으로 인한 시력 상실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한다는 사실이 보고된 바 있다. 또 총흡연량이 증가할수록 나이 관련 황반변성 진행의 위험도 증가하며, 담배를 끊으면 진행 위험도가 다시 감소한다.

부산성모안과병원의 망막센터 스태프. 왼쪽부터 김중엽 과장, 전혜민 부장, 윤희성 병원장, 채수혜·전태하 과장. 부산성모안과병원 제공 부산성모안과병원의 망막센터 스태프. 왼쪽부터 김중엽 과장, 전혜민 부장, 윤희성 병원장, 채수혜·전태하 과장. 부산성모안과병원 제공

■건성, 습성 황반변성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비삼출성)과 습성(삼출성)으로 구분한다.

건성 황반변성은 망막에 드루젠이라는 노폐물이 쌓여 망막이 위축된 상태로, 황반변성의 90%를 차지한다. 빠르게 시력상실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시세포가 서서히 파괴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황반의 기능이 떨어지고 습성으로 진행될 수 있다. 건성 황반변성 단계에서는 별도의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진행을 막기 위해 눈 영양제를 꾸준히 복용하고, 정기적인 검진으로 경과 관찰을 하면 된다.

반면, 습성 황반변성은 망막 밑에서 비정상적으로 자란 혈관이 출혈, 삼출물 등을 발생시킨다. 그로 인해 황반에 손상이 일어나고 중심시력에 영향을 준다. 진행속도가 매우 빨라 발생 후 2개월~3년 사이에 실명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습성 황반변성의 치료법으로는 항혈관내피 성장인자(anti-VEGF) 주사요법이 있다. 점안 마취제를 투여한 후에 주사 약물을 눈 속에 넣는데,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성모안과병원 윤희성 병원장은 “머리카락보다 약간 두꺼운 바늘을 가진 주사기를 이용해 눈 속에 약물을 주사한다. 신생혈관의 생성과 누출을 차단함으로써 망막의 출혈, 부종, 삼출물 감소를 통해 시력 회복을 유도하는 방법이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약물은 아바스틴, 루센티스, 아일리아 등이 있다. 처음 치료 시 통상 1개월 간격으로 3회 연속으로 주사 치료를 시행하는데,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주사 후 며칠간은 감염이나 염증이 발생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주사치료제 보험적용 계속 확대

치료가 힘들었던 과거와 달리, 사용 가능한 주사치료제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졌다. 또 2009년부터는 습성 황반변성을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지정, 보험급여 시 환자는 10%만 부담하도록 산정특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황반변성에 대한 건강보험 혜택이 계속 늘어나 주사치료제의 보험급여 적용 횟수가 점점 확대되어 왔다. 최대 교정시력 0.2 이상, 황반하 신생혈관이 있는 경우라면 지난 2014년까지는 최대 14회까지로 제한됐었다. 그러다 지금은 보험 적용이 무제한으로 늘어나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크게 줄었다.

아직까지 완치는 어려운 만큼, 황반변성은 병의 진행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는 비타민C, 비타민E, 베타카로틴, 아연, 구리, 루테인, 지아잔틴 등의 성분이 포함된 눈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외선 차단을 위한 선글라스 착용과 금연, 금주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방법이다.

윤희성 병원장은 “안질환은 초기증상이 미비해 증상이 없더라도 건강한 눈을 위하여 연 1회 정기적인 안과검진이 필요하다”며 “일상생활에서 선이 휘어져 보이는 등 의심증상이 있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갑작스러운 실명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모안과병원은 지속적인 외래환자 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새 병원을 증축하면서 망막전문센터를 확장·이전 했다. 새롭게 확장한 망막전문센터는 988.89㎡ 규모로 본관 3층을 모두 사용한다. 쾌적한 시설에서 진료와 검사, 상담까지 이루어져 환자의 편의성이 높아졌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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