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별로” “어울려”… 부산 새 슬로건 후보에 엇갈린 반응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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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대체할 후보 3안
10일까지 시민 선호도 조사
“영어로 표기, 의미 모호” 지적도

9일 부산 지역의 한 버스 정류장에 ‘Dynamic BUSAN(다이내믹 부산)’ 슬로건이 붙어 있다. 9일 부산 지역의 한 버스 정류장에 ‘Dynamic BUSAN(다이내믹 부산)’ 슬로건이 붙어 있다.

20년간 부산시가 사용해 온 대표 문구(슬로건) ‘다이내믹 부산’을 대신할 문구를 찾기 위한 시민 선호도 조사가 한창인 가운데 도시 슬로건 3개 후보가 인상적이지 않다며 아쉬움을 드러내는 의견과 ‘부산과 잘 맞다’며 기대감을 보이는 의견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시는 10일까지 부산 도시브랜드 공식 플랫폼 ‘상상온’에서 도시 슬로건 최종 후보 3개 안의 시민 선호도 조사를 실시하고, 오는 13일 도시브랜드위원회에서 최종 슬로건을 결정한다. 최종 후보는 1안 ‘Busan is Good(부산이라 좋다)’, 2안 ‘Bridge for All, Busan(모두를 연결하는, 부산)’, 3안 ‘True Place, Busan(진정한 도시, 부산)’이다.


지난 3일 새 도시 슬로건 최종 후보가 공개된 직후부터 시민 반응은 극명히 나뉘는 모습이다. 온라인에서는 '서울이 ‘아이 서울 유’로 비판받은 게 불과 4~5년 전인데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 '외국인에게 영어 슬로건이 우리가 의도한 한글 뜻으로 전해지지 않을 것 같다'는 등 우려를 앞세운 의견이 주로 제시됐다. 시의 공식 SNS에서 한 누리꾼은 '새 슬로건에 투표하려다 포기했다'며 '다 촌스럽고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앞서 2015년 발표된 서울시 브랜드 ‘아이 서울 유’는 전달하려는 의미가 모호하고 문법에 맞지 않다며 공개 직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9일 부산진구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도 ‘후보작이 아쉽다’며 고개를 갸웃거리거나, ‘나쁘지 않다’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후 1시께 부산진구 한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김시은(23) 씨는 “전체적으로 눈에 확 들어오는 문장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외국인은 부산에대해 가지고 있는 인상과 후보작들이 드러내는 바가 일치한다며 전체 후보작이 모두 나쁘지 않다는 평을 내놨다. 키르기스스탄 출신 유학생 즐라타(25) 씨는 “‘Bridge for All, Busan’를 보면 광안대교가 떠올라서 제일 부산에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시 슬로건 후보가 모두 영어로 되어 있어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포동 한 백화점 앞에서 만난 한승훈(14) 군은 후보작을 보고 “영어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부산 도시브랜드 총괄디렉터를 맡고 있는 (주)브랜다임앤파트너즈 황부영 대표 컨설턴트는 현재 선호도 조사가 1차적 인상을 평가하는 단계인 탓에 시민 결정에 개입하지 않기 위해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이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종 선정되는 슬로건은 향후 부산의 실제 변화상을 담는 그릇 격인 ‘플랫폼 슬로건’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황 총괄디렉터는 “1안은 부산 시민과 방문객에게 전달할 가치, 3안은 부산시가 드러내고자 하는 의지, 2안은 부산의 중간자적 역할을 담고 있다”며 “그동안 도시 브랜딩은 주로 이미지 형성 수준에 그쳤는데, 이번엔 슬로건처럼 도시를 실체적으로 바꾸겠다는 의지까지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4~10일 진행된 선호도 조사에 약 2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추정했다.

글·사진=손혜림 기자 hyerimsn@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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