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 현안 ‘눈치’로 세월 보내는 부산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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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신공항·고리원전 폐기물 모두 침묵
들끓은 여론 불구, 현안 무소신 일관

최근 급부상한 TK신공항 특별법과 고리원전 내 핵폐기물 임시저장 강행 등 들끓는 시민 여론과 딴판으로 ‘눈치’만 보는 부산 국회의원들에 대한 실망감이 임계점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대구 경북 통합 신공항 조감도. 연합뉴스 최근 급부상한 TK신공항 특별법과 고리원전 내 핵폐기물 임시저장 강행 등 들끓는 시민 여론과 딴판으로 ‘눈치’만 보는 부산 국회의원들에 대한 실망감이 임계점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대구 경북 통합 신공항 조감도. 연합뉴스

최근 급부상한 TK신공항 특별법과 고리원전 내 핵폐기물 임시저장 강행 등 들끓는 시민 여론과 딴판으로 ‘눈치’만 보는 부산 국회의원들에 대한 실망감이 임계점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대형 지역 현안을 보고만 있다는 비난에 떠밀린 부산 국민의힘 의원들이 30일 국회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백종헌 의원을 제외한 14명이 참석했는데, 핵폐기물 임시저장에 대해 “특별법에 영구 저장을 막는 조항을 넣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지역의 우려가 큰 TK신공항 특별법에 대해선 여전히 미온적이었다. 여론에 밀려 마지못해 ‘면피성 간담회’를 열면서도 끝까지 지역 현안의 중심에는 들어오려 하지 않는 모습이다.


부산 국회의원들의 무소신과 눈치 보기는 특히 대구경북권의 신속한 신공항 추진 상황과 빗대어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천신만고 끝에 불과 2년 전 통과된 가덕신공항 특별법과 달리 대구경북권에 신공항을 짓는 특별법안은 2월 국회 통과를 목표로 현재 일사천리로 진행 중이다. 국민의힘 당권을 쥐고 있는 지역 출신 지도부와 정부 내 TK관료들이 똘똘 뭉쳤다. 이처럼 가덕신공항의 건설과 위상이 심각한 위기 상황인데도, 부산 국회의원들은 문제투성이인 TK신공항 특별법을 남의 일인 듯 지켜만 볼 뿐이다. 지역 간 이해를 떠나 국회의원으로서 정당한 문제 제기조차 못 하는 모습에 시민들은 자괴감마저 느낀다.

고준위 핵폐기물 저장과 관련한 특별법 제정도 마찬가지다. 부울경 내 절대다수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래전부터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대부분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던 부산 국민의힘 의원들은 최근 부산을 찾은 유력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임시저장 시설 용납 불가”라는 발언을 내놓자, 30일 뒤늦게 특별법 저지 입장을 밝혔다. 정치 대세만 좇는 무소신과 눈치 보기의 달인이라고 불러도 놀랍지 않다. 그러면서 시대의 흐름인 정치 개혁에는 눈을 감는 게 부산 의원들의 민낯이다. 30일 출범한 정치개혁 의원 모임에 부산 초선 중에선 단 1명만 참여한 게 이를 잘 보여 준다.

지역 출신 국회의원에 대해 쌓여 가는 실망감과 불신이 어떻게 표출될지는 말할 필요조차 없다. 바로 총선에서 준엄한 심판이다. 지금 부산에서 가덕신공항 건설과 2030월드엑스포 유치, 고리원전 내 핵폐기물 문제를 넘어서는 현안은 없다. 부산과 시민의 미래가 직결된 대형 현안에 아무런 역할도 못 하는 국회의원이라면 해결책은 뻔한 것이 아닌가. 작년 11월 실시된 한 여론 조사가 답이 될 수 있겠다. 이 조사에서 부울경 유권자의 84%는 ‘현역 의원의 절반 이상 교체’를 원했다. ‘대부분 교체’라는 응답도 22%가 넘었다. 실제 역대 교체율도 평균 50% 이상이다. 유권자의 판단은 이처럼 언제나 두렵고 매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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