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공식품 기술 개발 노력해야 수산물 미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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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된 저부가가치 구조 못 벗어나
민·관·학 적극적인 관심·의지 필요

부산 감천항 수산가공선진화단지 전경. 부산일보 DB 부산 감천항 수산가공선진화단지 전경. 부산일보 DB

올해 수산물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지난 16일 부산에서 열린 해양수산전망대회에서 그렇게 예측했다. 지난해 수산물 수출액이 31억 6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해 수산업계의 기대가 한참 높아진 터인데, 이 무슨 낭패스러운 전망인가. KMI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중국의 수산물 가공·수출 도시가 대부분 봉쇄되면서 그 반사 이익을 국내 수산업이 누린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이젠 중국도 코로나19 봉쇄가 해제된 만큼 수산업계가 호된 시련을 겪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국내 수산업의 메카인 부산으로선 더더욱 우울한 전망이 아닐 수 없다.

기실 KMI의 전망이 아니라도 우리 수산업의 미래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경고등이 켜져 있었다. 우선 수산 자원 고갈 등으로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생산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여 년간 어업 생산량은 30% 가까이 줄었다는 보고가 있다. 고된 노동으로 젊은 층이 기피하는 탓에 어업 인구도 줄고 노령화 현상 또한 심각한 상태다. 수산식품 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종업원 5명 이하의 소규모 업체들이라 경쟁력을 갖추기가 힘들다. 이래 저래 침체가 심화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이른 시일 내에 확실한 탈출구를 찾지 못하면 국내 수산업이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KMI가 제시한 해법은 가공식품 기술 개발을 통한 수산업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이다. 국내 수산업 종사자들 사이에선 ‘수산물은 곧 원물(가공 이전 어패류)’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이런 탓에 국내 수산물 유통은 부가가치가 낮은 냉동 물류 중심의 낙후된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산가공식품이라고 해 봐야 어묵 같은 연제품에 국한될 뿐이어서, 국내 최대 수산물 집산지인 부산의 수산가공식품산업 부가가치율이 겨우 14%에 그치는 실정이다. 수산식품 가공산업의 규모를 키우는 한편 새로운 수산식품 개발로 수산업계의 성장 동력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래서 나온다.

수산업은 전통적인 1차 산업이면서 대표적인 미래 산업이기도 하다. 전통산업을 미래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는 수산업계의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 수산물이 세계적인 가공식품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첨단 기술 개발과 함께 그에 맞춤한 설비의 고도화, 수출 등 판로 개척 등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선 지자체와 정부, 학계가 어우러진 촘촘한 지원망이 구축돼야 한다. 마침 부산은 기존 수산 인프라가 탄탄하고 대학과 연계한 인적 자원도 풍부하다. 항공·항만 등 국제적 교통 여건도 훌륭하다. 조건은 갖추어져 있으니 남은 건 정부를 비롯한 민·관·학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의지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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