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고령 근로자 10명 중 8명 "재취업하겠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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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의, 55세 이상 직장인 200명과 인사 담당 100명 설문
-부산은 2021년 기준 60세 이상 근로자가 무려 21.9% 차지
-기대 수명 높아지며 최소 5년, 최대 10년까지 근로의지 보여
-대부분 사무관리직 원하지만 현장서는 노무직 원해 '미스매치'

부산상공회의소는 28일 ‘부산지역 고령자 고용실태 및 활성화 방안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부산상의 제공 부산상공회의소는 28일 ‘부산지역 고령자 고용실태 및 활성화 방안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부산상의 제공

정년을 앞둔 부산의 고령 근로자 10명 중 8명은 재취업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고령 근로자 대부분 사무직이나 관리직을 원하는 것과 달리 일선 현장에서는 단순노무직이나 기능직을 원하고 있어 고령 근로자 활용 방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부산상공회의소는 28일 정년 5년 이내의 만 55세 직장인 200명과 기업 인사 담당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산지역 고령자 고용실태 및 활성화 방안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에 참여한 만 55세 이상 직장인 대다수는 정년 이후 재취업을 희망하고 있었다. 200명 중 169명(84.5%)이 ‘재취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자영업이나 사업을 하겠다’는 응답자는 31명(15.5%)에 불과했다.

재취업 사유는 응답자의 절반 가까운 49.5%가 ‘생계와 관련한 재무적 요인’을 꼽았다. ‘사회적 관계 지속(21.0%)’과 ‘일하는 즐거움(20.0%)’, ‘기술․노하우 전수(7.5%)’ 등이 뒤를 이었다.

재취업 이후 희망 근로 연령에 대해서는 ‘70세 이상’이 53%로 압도적인 비중을 보였고, ‘65세까지’도 29.5%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고령 근로자 대부분이 정년 이후에도 최소 5년, 많게는 10년 이상을 일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는 뜻이다.

최근 기대수명 증가의 흐름 속에서 노후 안정 자금인 국민연금 수령 시기 등을 고려한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부산의 고령 근로자 대다수가 정년 이후에도 꾸준히 일하기를 원하지만 이들의 희망 직무와 현장에서 원하는 직무 간에는 상당한 ‘미스매치(불일치)’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스매치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직무는 사무·관리직과 단순 노무를 포함한 기능직이었다. 고령 근로자는 대부분 정년 이후 재취업 희망 직무로 ‘임원 및 관리자(22.5%)’와 ‘일반 사무(16.0%)’를 꼽았다.

하지만 부산의 현장에서 60세 이상의 고령자가 이들 희망 직무에 근무하는 비중은 12.0%와 6.0%에 불과해 현실적인 격차가 컸다.

실제 현장에서는 60세 이상 고령자의 상당수가 단순 노무(20%)와 기능직(16%)으로 근무 중이다. 하지만 고령 근로자 중 재취업으로 이들 직무를 희망하는 비율은 각각 3.0%와 2.5%로 극소수에 불과했다.

반면, 기술 전문가와 영업 판매, 서비스 직무에서는 상대적으로 근로자와 현장의 미스매치 격차가 적거나 거의 없었다.


직무별 임금 수준을 살펴보면 고령 근로자의 정년 이후 평균 희망임금은 월 368만 원이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실제로 지급되는 평균 임금은 월 296만 원으로 상당한 격차가 있었다.

임금 격차가 가장 큰 직무는 임원 및 관리자로 실질 임금이 재취업 희망 임금보다 145만 원이나 적어 가장 격차가 컸다. 반대로 수요가 높은 기능직은 오히려 실제 임금이 재취업 희망 임금보다 월 30만 원 이상 많았다.

부산상의는 부산 노동시장에서 고령자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청년층 유출 심화로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기업을 위해 고령자 활용방안에 대한 적극적인 모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는 “전국 대도시 중 처음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부산의 입장에서 청년 일자리 못지않게 고령자 고용시장의 역할과 비중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면서 “기술전문직과 영업․서비스직의 경우 고령자 구직자와 기업의 니즈가 거의 일치하는 만큼 단기적으로 관련 일자리를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고령자 담당하는 직무에 대한 인식개선을 통한 미스매치 해소 노력과 이를 뒷받침 하는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 따르면 부산의 60세 이상 고령 취업자 비중(2021년 기준)이 21.9%였다. 이는 7개 특·광역시 가운데 1위이며 전국 평균인 19.8%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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