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도 ‘포르쉐’ 알 수 있도록 디자인”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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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시니어 익스테리어 디자이너
“자동차 디자인 때 비율에 가장 신경”

포르쉐 정우성 시니어 익스테리어 디자이너가 지난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디자인 마스터 클래스’에서 포르쉐 차량의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포르쉐코리아 제공 포르쉐 정우성 시니어 익스테리어 디자이너가 지난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디자인 마스터 클래스’에서 포르쉐 차량의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포르쉐코리아 제공

“멀리서 봐도 ‘저 차는 포르쉐구나’라고 할 수 있도록 DNA를 디자인합니다. 가까이서 보면 포르쉐 개별 모델을 구분하게 하고요.”

독일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의 정우성 시니어 익스테리어 디자이너는 지난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포르쉐 디자인 마스터 클래스’에서 포르쉐의 디자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올해로 스포츠카 출시 75주년을 맞은 포르쉐는 동그란 헤드램프와 경사진 루프라인, 볼륨감 있는 펜더(흙받이) 등으로 모든 라인업에 걸쳐 독특한 디자인 DNA를 갖추고 있다.

이번 클래스를 기획한 배경에 대해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는 “포르쉐 아이코닉 디자인의 장점과 디자인 철학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정 디자이너는 포르쉐가 지난달 31일 개막한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브랜드 최초 스포츠카인 ‘포르쉐 356’을 오마주한 콘셉트카 ‘비전 357’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는데, 이 콘셉트카 소개를 위해 한국을 찾았고, 이날 디자인 마스트 클래스 강연자로 나섰다.

그는 포르쉐 디자인을 크게 브랜드 정체성(브랜드 아이덴티티)과 제품 정체성(프로덕트 아이덴티티)으로 나누면서 “언제 어디서 봐도 저 차가 포르쉐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차폭과 차고의 황금 비율, 펜더보다 낮은 보닛, 4점식 헤드램프, 경사진 루프라인, 일자형 테일램프가 있는데, 그게 브랜드 정체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품 정체성에 대해선 “포르쉐 모델별로 루프라인의 미세한 기울기와 헤드램프의 모양이 다른데 그걸 통해 911과 카이엔을 구분 짓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디자이너는 홍익대를 거쳐 독일 포르츠하임대에서 자동차 디자인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8~2012년 폭스바겐 디자인센터에서 일한 뒤 2012년부터 포르쉐 시니어 익스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정 디자이너는 포르쉐 차량을 디자인할 때 비율(프로포션)과 스타일링, 디테일 3단계 과정을 거친다고 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비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차량이 탄생하기까지 첫 스케치부터 3분의 1 크기의 점토제작, 3D 시뮬레이션, 모의차량 점토 제작을 한다”면서 현장에서 5분여간 직접 스케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차량 디자인의 마지막 단계인 프로덕션 과정에선 실제 완성차와 동일한 만큼 미세한 세부사항을 고려해야 하는데, 특히 나라마다 다른 법규를 따라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 밀리미터(mm) 단위까지 치밀하게 따져야 한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정 디자이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기능을 따를 때 만들어진다’라는 포르쉐 디자인 총괄 마이클 마우어의 말을 인용하며 “결국 미와 기능의 조화를 꾀하는 것이 포르쉐의 철학”이라고 말했다.

정 디자이너는 “디자인 작업물은 여러분에게 미래이지만 우리에겐 현재”라며 이날 클래스를 맺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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