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챔피언 3명 보유한 부산, 국내 유일 커피 월드 심판도 배출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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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동구 마리스텔라커피 대표
지난해 10월 큐 커피 감독관 뽑혀
국내 유일 로스팅 챔피언십 심판
멕시코에 커피 연구센터 건립 목표

지난달 코스타리카 커피 업체를 방문한 이정민(왼쪽)·박성우 부부. 마리스텔라커피 제공 지난달 코스타리카 커피 업체를 방문한 이정민(왼쪽)·박성우 부부. 마리스텔라커피 제공

커피 월드 챔피언만 3명을 보유한 ‘커피도시 부산’에 전 세계에 50여 명밖에 없는 큐 커피 감독관이 나와 화제다. 비영리 커피 기관 CQI가 선발하는 큐 커피 감독관은 커피 향미 감정 평가사 혹은 커피 생두 감별사로 불리는 큐 그레이더를 교육·감독하고 자격증을 발급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지난 11일 만난 마리스텔라커피(동구 초량동) 이정민(48) 대표는 “지난해 10월 큐 커피 감독관이 됐는데 한국인으로는 5번째, 여성으로는 처음이다”며 “한국에는 최근에 한 명 더 나와서 총 6명의 큐 커피 감독관이 있는데 세계적으로는 59명에 불과하고 선발되기도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는 유일한 월드 커피 로스팅 챔피언십(WCRC) 심판(월드 저지)이자, 한국에 총 6명밖에 없는 월드 브루어스 컵 챔피언십(WBrC) 심판 중 한 명이다. 매년 각 나라에서 선발한 로스팅, 브루어스 컵 국가대표가 출전하는 세계 대회가 열리는데, 심판은 이 대회에서 월드 챔피언을 뽑는 역할을 한다.

이 대표는 커피 생산지에서 생산자의 커피를 평가하고 가장 좋은 커피를 가려내는 대회인 COE(컵 오브 엑설런스) 심판이기도 하다. 이번에 큐 커피 감독관까지 되면서 커피 심판으로 ‘4관왕’을 달성한 셈이다.

이 대표는 남편인 박성우(41) 공동대표와 함께 2011년부터 마리스텔라커피를 운영해왔다. 박 대표 역시 사이폰 커피 세계 대회 심판이자 COE 심판으로, 부부 바리스타로 활약해왔다. 둘은 지금까지 12년 동안 생두를 산지에서 직거래하고, 자체 아카데미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일에 힘써왔다. 마리스텔라커피는 국내 로스팅 대회에서 25번이나 수상했을 정도로 커피 로스팅하면 커피 업계에서 알아주는 회사로 성장했다.

그는 “큐 감독관은 커피를 시작하고 나서 10년간 큰 목표였는데 이번에 그 목표를 이뤘다”면서 “커피 생두 품질을 판별하는 것부터 시작해 커피를 로스팅하고 이후 커피를 추출하는 모든 과정을 심사하고 가려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부부는 지난달 이 대표의 큐 감독관 심사 자격 갱신을 위해 방문한 멕시코에서 새로운 방향성을 찾았다. 이 대표는 “커피 산지에 가보면 커피 생산자가 직접 생산한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거나 자신의 커피를 평가하는 방법을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커피 생산국과 소비국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커피 품종을 연구하고 과학적 생산 방법을 찾는 커피 리서치 센터를 멕시코에 세우려고 한다”고 밝혔다.

“큐 감독관으로서 부산에서 큐 그레이더 자격증을 발급하는 일에 매진하면 돈을 벌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앞으로 멕시코에서 커피 연구에 더 매진하고 가끔 부산을 찾아 커피 교육에 힘쓸 생각입니다. 그게 커피도시 부산에 진정으로 기여하는 길이 아닐까요?”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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