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에 폭발물 던진 청년 계속 묵비권… G7 정상 경호 비상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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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찰, 용의자 검찰에 송치
자택에서 파이프·공구 등 압수
범행 동기는 여전히 ‘오리무중’
기시다 “G7 정상회의 안전 만전”

지난 15일 일본 와카야마현의 한 어항에서 선거 지원 활동 중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폭발물을 던진 20대 청년이 묵비권을 행사해 범행 동기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출입금지 폴리스 라인이 설치된 사고 현장(왼쪽)과 검찰로 호송되고 있는 피의자 기무라 류지(24). AP연합뉴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5일 일본 와카야마현의 한 어항에서 선거 지원 활동 중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폭발물을 던진 20대 청년이 묵비권을 행사해 범행 동기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출입금지 폴리스 라인이 설치된 사고 현장(왼쪽)과 검찰로 호송되고 있는 피의자 기무라 류지(24). AP연합뉴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주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유세 현장에서 폭발물을 투척한 20대 청년(busan.com 지난 15일 보도)은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어 그의 범행 동기가 오리무중이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암살된 지 9개월 만에 유사한 사고가 반복됨에 따라 내달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요인 경호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7일 일본 NHK방송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5일 와카야마현의 보궐선거 유세 현장을 찾았던 기시다 총리에게 폭발물을 던진 기무라 류지(24)를 위력업무방해 혐의로 와카야마지방검찰에 송치했다. 체포된 기무라는 경찰 조사에서 계속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기무라의 범행 동기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경찰은 기무라가 던진 폭발물의 형태 등으로 미뤄 ‘쇠파이프 폭탄’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기무라의 자택을 8시간 동안 압수수색한 뒤 화약으로 보이는 분말과 금속제 파이프, 공구류, 라이터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압수한 물품 등을 토대로 기무라가 직접 폭탄을 제조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이 기무라의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 사제폭탄 제조 방법 검색 흔적을 들여다보고 있는 이유다.

기무라와 기시다 총리 사이 거리는 약 10m였으며, 폭발물은 투척 시점으로부터 50초가량 지난 뒤에 터졌다. 기시다 총리는 폭발 전에 대피해 다치지 않았다. 경찰관 한 명이 팔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고, 70대 어부가 폭발물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파편에 등을 다쳤다. 당시 기무라가 소지한 가방에서는 라이터와 13cm 길이의 흉기도 발견됐다.

기무라의 이번 범행은 지난해 7월 아베 전 일본 총리가 거리 유세 중 피격돼 사망한 사건을 연상시키면서 일본 열도는 또 한 번 충격에 빠졌다. 기무라는 청중 속에 섞여 기시다 총리에게 가까이 접근한 뒤 폭발물을 투척했다. 아베 전 총리도 거리 유세를 하던 중 야마가미 데쓰야(42)가 제작한 총기에 맞아 병원으로 실려갔지만 곧 숨졌다. 당시 야마가미는 군중 속에 있다 아베 전 총리에게 접근했지만 아무도 그를 제지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두 사건 모두 발생한 시간대도 비슷하다. 일본 언론은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달 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의 요인 경호에도 비상이 걸렸다. 기시다 총리는 G7 정상회의 행사를 염두에 두고 일본은 안전 보장에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한 G7 외교장관들이 일본 나가노현의 가루이자와에 모인 가운데 기시다 총리는 “일본 전체가 G7 정상회의 및 세계 각국의 중요한 인사들이 모이는 기간에 최대한의 안전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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