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단체 “공동 위원장 체제 철회하고, 허문영 집행위원장 복귀시켜라” [위기의 BIFF]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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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가협회·부산영평 성명 발표
조종국 위촉 등 BIFF 결정 규탄
이사장에 집중된 구조 손질 촉구

조종국 운영위원장이 15일 간담회장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조종국 운영위원장이 15일 간담회장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영화 단체들이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조종국 운영위원장 위촉을 규탄하며 철회를 요구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사의 배경으로 꼽히는 ‘공동 위원장’ 체제에는 시작부터 문제가 있었으며 영화제를 5개월 앞둔 시점에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작가협회)와 부산영화평론가협회(이하 부산영평)는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을 내고 허 집행위원장 복귀를 위한 BIFF의 노력을 촉구했다.

제작가협회는 이날 오전 ‘부산국제영화제는 잘못된 결정을 철회하고 허문영 집행위원장 복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BIFF가 지난 9일 임시총회에서 새로운 직제인 운영위원장을 도입하고 허 집행위원장이 11일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한 내용이다. BIFF는 이번 운영위원장 신설로 사실상 집행위원장·운영위원장 2인 ‘공동 운영’ 체제가 됐다.

두 단체는 지난 9일 열린 BIFF 임시총회의 시기적 적절성과 당위성에 의문을 표했다. 제작가협회는 '올해 영화제를 단 5개월 앞두고 벌어진 일이라 영화인들은 당혹스럽기 짝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동위원장 체제 전환에 대한 BIFF의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부산영평도 이날 오후 성명에서 'BIFF의 구조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상하게 생각할 만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두 협회는 '운영위원장이라는 직책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임시총회까지 열어 ‘만들어진’ 것'이라며 '정관 개정과 공동위원장 위촉이 규정과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인지, 총회 안건은 제대로 공지된 것인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두 단체는 허 위원장의 복귀를 위해 BIFF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작가협회는 '허 위원장의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BIFF가 우선 할 일은 공동위원장 체제를 돌이켜서 허 위원장 중심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부산영평도 '허 위원장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영화인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며 '행정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영화제 측의 해명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제작가협회 이은 회장은 이날 BIFF 이용관 이사장이 사의를 밝힌 기자회견 후 〈부산일보〉에 “기자회견에서 사태 해결의 의지를 보여 줬다고 본다”며 “영화제를 5개월 남겨 놓고 집행위원장직이 공석이면 안 된다”고 했다. 이 회장은 “허 위원장이 돌아오는 게 가장 좋은 선택지”라며 “이 이사장이 대화를 잘해서 풀 수 있는 문제이고 풀어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부산영평 김민우 간사는 “이 이사장이 그가 위촉한 사람을 그대로 놔두고 기자회견에서 사의를 표명한 건 적절하지 못하다”고 봤다. 김 간사는 “태스크포스나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이사장에게 집중된 BIFF 구조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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