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현재·미래의 집, 디자인으로 보다
현대자동차·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협업 전시
‘홈 스토리즈’ 부산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
1920년~현재, 100년 주거문화 변천사
10월 1일까지 20여 개 혁신 인테리어 전시
미래형 모빌리티 콘셉트카 ‘세븐’도 선보여
삶을 풍요롭게 하는 디자인. 그 디자인으로 보는 주거 문화.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은 2022~2023년 연간 주제를 ‘쉘터(Shelter)’로 정하고, 주거 환경 관련 디자인을 선보였다. 부산 수영구 망미동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에서 열리는 ‘홈 스토리즈’는 인류와 함께 진화한 주거 문화의 변화를 보여주는 전시이다. 현대자동차와 독일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의 협력 전시로,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협력 전시이다.
과거, 현재, 미래의 주거 문화를 보여주는 전시 ‘홈 스토리즈’는 총 4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아이오닉 콘셉트카 ‘세븐(SEVEN)’이 먼저 관람객을 맞이한다. 자동차는 이제 그냥 ‘탈것’이 아니다. 모빌리티 기술의 발전은 자동차를 생활 공간으로 확장시킨다. 세븐은 회전 라운지 체어, 플랫 플로어 등 자율 주행 시대에 맞춘 라운지형 내부로, 이동하는 주거 공간의 미래를 제시한다.
두 번째 섹션 ‘홈 스토리즈: 20개의 혁신적인 인테리어로 보는 100년의 역사’는 현재부터 1920년까지 주거 문화의 변화를 역순으로 조명한다. 2000년부터 현재까지는 ‘자원으로서 주거 공간’을 들여다 본다. 인구가 집중된 도심에서 공간의 효율적 활용은 중요하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요지겐 포케토 아파트(엘리 건축회사)의 인테리어는 애니메이션 ‘도라에몽’의 4차원 주머니에서 영감을 얻었다. 제한된 좁은 집에서 메인 공간과 개인 공간의 분리, 침실에 90cm 단차를 둬 개방감을 확보하고 컨버터블 가구로 수납을 해결한 점이 흥미롭다.
1960~1980년은 인테리어 대격변의 시대였다. 여기서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대표적 사례로 멤피스 그룹의 가구로 꾸며진 칼 라거펠트의 집 사진과 관련 가구 등이 전시된다. 1940~1960년은 모더니즘 개념이 주거 공간에 반영됐고, 자연적인 형태와 소재가 각광을 받았다. 북유럽 가구의 거장 핀 율이 디자인하고 프레드릭 9세가 앉았던 것으로 유명한 ‘치프테인 의자’를 볼 수 있다. 또 건축가 리나 보 바르디가 설계한 삼면 모두 유리로 된 집 ‘까사 데 비르도’ 등이 소개된다.
1920~1940년 모던 인테리어 탄생기에는 서로 다른 경향의 인테리어를 볼 수 있다. 마가레테 쉬테-리호츠키의 ‘프랑크푸르트 키친’은 주부의 시간과 움직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구성했다. 오늘날 시스템 키친의 원조 격이다. 사진작가 세실 비튼의 서커스 침대는 화려한 장식으로 눈길을 끈다.
다음으로 일본과 영국에서 활동하는 듀오 디자인 그룹 스튜디오 스와인의 작품 ‘흐르는 들판 아래’를 감상할 수 있다. 푸른 별 지구를 상징하는 어두운 푸른색의 공간에서 사색과 휴식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 작품에서는 콘셉트카 세븐에 사용한 것과 같은 친환경 울시트가 활용됐다. 마지막 섹션 아카이브 라운지에서는 ‘홈 스토리즈’ 전시 원본 도록과 세븐 개발 배경, 스튜디오 스와인의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자료 등이 전시된다.
‘홈 스토리즈’ 전시는 10월 1일까지 이어진다. 구루가 작품을 설명하는 가이드 투어를 사진 예약 또는 현장 예약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전시 관련 문의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객센터로 연락하면 된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