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구의회, 의원 5분 발언 허가 취소 놓고 갈등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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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언 의장 “부적절” 이유
승인 이튿날 취소 통보
야당 “직권 남용” 반발

부산수영구청 전경. 부산수영구청 전경.

부산 수영구의회 의장이 구의원의 5분 자유발언을 제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야당 구의원들은 전례 없는 의장의 직권 남용이라며 집단 반발에 나섰다.

17일 수영구의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김보언 의장은 10일 임시회에서 예정돼 있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진 의원의 5분 발언을 허가 취소했다. 앞서 지난 8일 김 의원은 김 의장에게 ‘예·결산 분석 연구용역’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5분 자유발언에 나설 것을 알렸고, 의장 승인도 받았다. 하지만 다음 날 김 의원은 갑작스레 구의회로부터 5분 자유발언 허가 취소를 통보 받았다. 김 의원이 상정한 예·결산 분석 연구용역안도 11일 운영총무위원회에서 부결됐다.

구의회는 상임위에서 논의가 될 사안에 대해 5분 자유발언을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점을 허가 취소 이유로 들었다. 승인 이후 발언 전문을 받아본 뒤 불허 결정을 내렸다는 게 김 의장의 설명이다. 김 의장은 “5분 자유발언에선 구정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다음 날 상정될 안건에 대해 말하는 것은 의원들을 설득하는 게 아니라 본인의 의견을 공표하는 셈이라고 생각해 의회 사무과와 협의해 허가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구의회 사무과 관계자는 “관련 규정이 없어 5분 자유발언 허가 취소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구의원들은 의장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15일 열린 수영구의회 2차 본회의에선 민주당 구의원들이 의장의 사과를 요구한 후 본회의 보이콧 의사를 밝히고 중도 퇴장하기도 했다. 조선민 의원은 “정당한 의정활동인 5분 자유발언을 막는 것은 전례 없는 직권 남용”이라며 “다른 구의회에 문의한 결과 6개 구에서 이런 사례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으며, 타 구·군에서도 이와 같은 일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5분 자유발언 허가 취소를 둘러싼 수영구의회 내부의 갈등 심화할 전망이다. 김진 의원은 “의장이 의정활동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못 하게 막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없어 당 차원 대응을 고려 중이다”고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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