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서·영도구 원도심,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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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지자체 인구 감소 공동 대응
업무 협약 맺고 실무협의체 꾸려
인구감소지역서 빠진 중구 제외
송도 해상케이블카 요금 할인 등
주민 혜택에 행정 경계 허물어
유휴공간 공유·관광 코스 발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원도심 지자체인 부산 동구·서구·영도구가 하나의 생활권을 형성해 인구 감소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동구 부산역 일대. 부산일보DB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원도심 지자체인 부산 동구·서구·영도구가 하나의 생활권을 형성해 인구 감소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동구 부산역 일대. 부산일보DB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지방 소멸’ 위기에 내몰린 부산 동구·서구·영도구가 인구 감소 공동 대응에 나선다. 원도심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어 주민 삶의 질을 개선해 인구 감소를 막는다는 전략이다.

21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동구·서구·영도구는 지난 16일 서구청에서 ‘인구 감소 공동 대응 생활권 연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에 따라 3개 구가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꾸려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체결됐다.

동구·서구·영도구는 2021년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에 포함됐다. 당시 전국에서 89개 기초자치단체가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됐는데, 부산에선 이들 3개 구가 이름을 올렸다. 부산 원도심을 언급할 때 통상 포함되는 중구는 면적에 비해 높은 인구밀도, 50만 명에 달할 만큼 많은 유동 인구,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재정 자립도 때문에 인구감소지역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전국 지자체에 매년 1조 원씩 10년간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지원한다. 지자체는 이 기금을 사용해 일자리 창출, 청년인구 유입, 생활인구 확대 등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동구·서구·영도구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것이다. 지역 소멸이 달린 문제인 만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작은 것부터 시작하겠다는 게 세 지자체의 설명이다. 각자가 구상하는 방향성을 공유하고 생활인구 유입을 위한 공동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방향은 정하지 않았지만 크게 통합 관광코스 개발과 유휴공간 공유 사업 추진 등 두 갈래로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지자체의 행정 구역을 허물어 원도심의 대표적 관광지 등을 방문할 때 동·서·영도구 주민이 요금을 할인받는 방안을 모색한다. 서구는 지난달 동·영도구 주민을 대상으로 송도 해상케이블카 요금 할인을 확정지었다. 영도구는 다음 달 준공 예정인 태종대 집와이어 요금 할인 협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동구는 수정산 신개념놀이터 이용 시간 연장과 게스트하우스 ‘이바구캠프’ 요금 감면 협의에 들어간다.

2025년부터는 통합 관광코스 발굴에 나선다. 통합 관광코스 개발은 각 구의 관광 랜드마크를 연결해 많은 사람이 찾을 수 있는 원도심의 대표 통합 관광지를 만드는 사업이다. 3개 구는 이를 위해 통합 관광안내도를 제작하고 공동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2026년에는 민간 참여를 포함한 통합 관광상품을 개발한다는 게 3개 구의 계획이다.

유휴공간 공유 사업도 추진된다. 도시재생 사업으로 만든 거점 공간을 공유 오피스로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내년 중 부산 스마트워크센터 등의 공간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 후 부산워케이션 홈페이지에도 이를 반영할 계획이다. 또한 2025년 새로운 공유 공간이 확정되면 리모델링한 후 운영할 계획이다. 동구청 2030기획단 관계자는 “공유 오피스를 만들어 지역 청년이 함께 생활하게 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3개 구는 점진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분기별로 1차례씩 정기 협의체를 열어 생활권 연계 사업을 발굴하고 홍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사업에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이 사용된다.

김진홍 동구청장은 “협약은 현재 당면한 위기를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는 중요한 시작”이라며 “원도심 지자체들이 상생 방안을 마련해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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