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말에도 꺾이지 않는 독감… 2000년 이후 환자 수 최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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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명당 25.7명 기록 이례적
올해 유행 기준 4.8배에 달해
마스크 착용 해제 후 두드러져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잘 지켜야”

의료진이 독감 백신을 들어올려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진이 독감 백신을 들어올려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겨울철 기승을 부리다 봄이 되면 잠잠해지는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5월 말이 되도록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주 의심 환자 수는 전주 대비 오히려 늘어나 재확산 조짐까지 보이는 모양새다. 지난주 독감 의심 환자 수는 최근 20여 년간 통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28일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20주 차(5월 14일~20일) 외래환자 1000명 당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는 25.7명을 기록했다. 직전 주인 19주 차의 의사환자분율은 23.4명이었는데 환자 수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2.3명 늘어난 것이다. 2022~2023년 인플루엔자 유행 기준은 4.9명인데 현재 환자 수는 유행 기준의 4.8배에 달한다.

독감은 통상 겨울철 유행하면서 봄철에는 확연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봄철에 증가추세를 보이면서 그래프 분포가 ‘쌍봉우리’ 형태에 가까워지는 모양새다.

특히 5월 중순이 넘어선 20주 차의 의사환자분율이 25.7명을 기록하는 것은 질병청 통계가 있는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 시기는 통상 5명 미만의 낮은 수준을 보여왔다. 이전까지 5월 독감 환자 수가 가장 높았던 해는 2019년인데, 이때도 20주차의 의사환자분율은 11.3명에 그쳤다. 현재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번 독감은 소아청소년 사이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연령별 의사환자분율은 13~18세가 52.6명으로 가장 높다. 이는 13~18세 외래환자 1000명 중 독감 의사환자 수가 52.6명이라는 뜻이다. 7~12세 의사환자분율은 49.1명이다. 38도 이상 갑작스러운 발열과 기침, 인후통을 보일 경우 의사환자로 분류된다.

이처럼 독감 유행이 계속되는 것은 결정적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독감 의사환자 분율이 9주 차에 정체를 보이다 실내 마스크 착용의무가 해제된 12주차부터 증가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마스크 해제 이후 독감뿐 아니라 급성호흡기감염증과 아데노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등 각종 바이러스가 모두 유행 중이다. 영유아들 사이에서는 수족구병이 빠르게 유행 중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씻기와 환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발열 등 증상이 있는 경우 마스크를 착용해 전파를 막을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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