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금값 돼지고기, 고향 부산에도 저렴하게 공급하겠습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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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열 에이스푸드림 총괄본부장

하루 500두 이상 돼지 도축·가공
경기도 시흥·광명시에 공장 운영
수도권 중심 판매망 전국 확대

“날씨가 서늘해질 때까지 돼지고기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아 걱정입니다. 곡물 가격 상승과 아프리카돼지열병, 공급 부족이 복합적으로 겹친 탓입니다.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에 맞춰 저희도 최대한 저렴하게 공급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삼겹살보다 저렴한 앞다리살(전지)을 구이용, 보쌈용, 볶음용으로 먹는 것도 가격 부담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정육 유통업계에서 10년 이상 잔뼈가 굵은 곽동열 에이스푸드림·푸드원 총괄본부장(42)은 돼지고기 소비자 가격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 회사는 하루 500두 이상의 돼지를 도축·가공·유통한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1000억 원에 달한다. 경기도 시흥시와 광명시에 공장을 두고 ‘에이스한돈’을 트럭 20여 대로 수도권 곳곳에 공급하고 있다. 서울 인근에선 규모가 가장 큰 편이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면 원재료 매입 가격은 늘어나는 셈인데, 그 인상분을 돈육에 그대로 반영할 수 없어 회사 수익으로는 연결되지 않는다고 한다.

“단순하게 보면 생돈을 구입해 부위를 해체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돼지를 비싸게 샀다고 해서 수요가 제각각인 모든 부위의 가격을 비례해서 일괄적으로 올릴 수 없습니다. 납품업체와의 계약 관계도 있어, 회사가 부담을 감내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돼지고기 가격이 올랐다고 정육 회사가 수익이 많이 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오히려 반대입니다.”

최근 시흥시 본사에서 만난 곽 본부장은 천정부지로 오르는 돼지고기 가격을 걱정했다. 실제 돼지고기 도맷값은 지난 5월 중순 기준으로 한 달 만에 20% 가까이 올랐다. 돼지고기 도매값은 소비자 가격에 곧바로 반영된다. 가계 지갑에 비상이 걸렸다는 말이다. 에이스푸드림이 22일부터 직영 에이스푸드몰(온라인몰)을 오픈한 것도 이런 이유다. 소비자 부담을 경감하고, 회사 수익을 올리려는 전략이다. ‘키는 온도다’라는 신념으로 관리온도(-2~5도)를 식약처 기준(-2~10도)보다 보수적으로 유지하는 등 품질 관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수도권 중심의 판매망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고 한다.

“매일 새벽 5시에 가공장에 출근해서 그날 납품할 상품의 상태와 공장 청결 상태 등을 점검합니다. 광명시에 있는 가공장에서 오후 4시까지 일을 마치면, 시흥시 본사로 넘어와 영업망 체크를 합니다. 8세, 10세인 두 아들에게 먹이는 고기를 생산한다는 마음으로 일합니다. 에이스푸드몰을 시작하면서 고향인 부산에 제가 생산·관리한 고기를 보낼 수 있다는 것도 보람입니다.”

곽 본부장은 부산 동천고를 나와 부산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부산에서 PC방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다 상경해 어린이 학습용 도로테이프 온라인 판매 사업을 했고, 아이폰 등 전자기기 수리점도 운영했다. “축산업계와의 인연은 사업을 접고 협신식품 운송부에서 배송을 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 어깨 근육이 파열됐고, 회사 배려로 품질팀 발령이 났고, 이를 계기로 품질팀에서 더 밤낮없이 일했습니다.”

곽 본부장은 품질팀으로 간 뒤 특유의 성실함과 뚝심으로 품질팀장으로 근무했고, 개인 사업 경험을 살려 인터넷사업부도 만들었다. 이후 바른미트 영업본부장(상무)을 거쳐 2020년 12월 에이스푸드림에 총괄본부장으로 옮겼다. 곽 본부장은 “삼각살을 가장 좋아하는 부위”로 꼽으며 “안전한 식품 유통에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일하다 보면 삼각살을 고향 부산 사람들 식탁에 쉽게 올릴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삼각살은 돼지 삼겹살 미추리 쪽의 삼각형 모양 살이다.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이 뛰어난데 마리당 90g밖에 나오지 않는 특수 부위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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