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전이라도 끝까지 청년 북돋아주어야” [부산 고립청년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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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고립 청년 지원 단체 야오키주쿠
-도스 마사하루 대표 화상 인터뷰
면담·일·어울림 경험 단계적 제공
회사·학교 등 사회 일원 자립 목표

<부산일보>에 파견 근무 중인 이와사키 사야카 서일본신문 기자가 일본 후쿠오카시의 히키코모리 지원 단체 ‘야오키주쿠’의 도스 마사하루 대표와 최근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일보>에 파견 근무 중인 이와사키 사야카 서일본신문 기자가 일본 후쿠오카시의 히키코모리 지원 단체 ‘야오키주쿠’의 도스 마사하루 대표와 최근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미래를 짊어지는 건 청년입니다. ‘지원’이라는 말보다는 청년을 북돋워 줄 수 있도록 함께 힘을 합치면 좋겠습니다.”

일본 규슈 후쿠오카시의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지원 민간 단체인 '(사)야오키주쿠(후쿠오카 청년 취업지원 프로젝트)’ 도스 마사하루(64) 대표를 지난달 22일 오후 화상으로 만났다.

은둔형 외톨이 등 고립청년은 한국보다 일본에서 먼저 사회문제가 됐다. 일본 내각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만15~64세 국민의 2%에 해당하는 약 146만 명이 은둔형 외톨이 상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중 20%는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은둔형 외톨이 상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18년 2월 일본 전국에서 은둔형 외톨이를 지원하는 민간단체나 사업소는 1089개에 달했다. 야오키주쿠는 10~30대 은둔형 외톨이의 사회 복귀를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도스 대표는 “아들이 중학교 3학년 때 등교를 거부한 것을 계기로 2015년 4월 설립했다”며 “청년 지원 경험이 있는 코치 8명이 활동하고 있다. 현재 은둔형 외톨이였던 남성 6명, 여성 1명이 거점이 되는 후쿠오카 시내 아파트로 주 3회 정도 왕복하면서 사회 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체로 은둔형 외톨이의 부모가 야오키주쿠에 자녀의 입소를 상담하는 경우가 많다. 야오키주쿠는 부모와 자녀의 신뢰 관계 구축을 돕기 위해 ‘대화법’을 부모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도스 대표는 “크게 3가지 활동을 중심으로 은둔형 외톨이를 돕는다”고 전했다. 첫째는 담당 코치가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씩 면담한다. 다음으로 일이나 요리 등을 하는 ‘첫걸음’ 활동이다. 민간업자로부터 DVD 출하 업무를 받아 필요한 DVD 수를 세거나 수신인 이름을 써서 주문을 발송하는 활동이다. 세 번째는 바비큐나 등산 등을 하는 이벤트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삶의 즐거움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도스 대표는 “이런 활동을 반년에서 1년 동안 계속하면 최종적으로는 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하거나 학교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며 “결국 사회에 설 자리가 생기도록 만들어 준다”고 덧붙였다.

2015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야오키주쿠를 졸업한 은둔형 외톨이는 총 59명. 도스 대표는 “은둔형 외톨이 청년을 가르친다기보다 계속 질문을 해서 당사자도 몰랐던 적성을 끌어내기도 한다”며 “예를 들어 집이 좋은지, 밖이 좋은지, 집이라면 컴퓨터를 좋아하는지 등을 묻고 스스로 의지가 생기도록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한국보다 먼저 은둔형 외톨이 문제를 겪는 일본에서 민간 단체를 이끄는 그에게 부산 고립청년 문제에 조언을 부탁했다. 도스 대표는 “작은 도전이라도 끝까지 할 수 있도록 등을 밀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사키 사야카 서일본신문 기자 sayaka.iwasaki@nishinippon-np.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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