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원, 미성년자인 줄 알면서도 음란행위 영상 강요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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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주장했던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 번복
검찰 공소사실·증거 모두 인정
영상통화 음란행위 강요, 노출 사진도 전송받아

롯데 자이언츠 전 투수였던 서준원 씨가 지난달 31일 오전 첫 공판을 마치고 부산지방법원 법정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롯데 자이언츠 전 투수였던 서준원 씨가 지난달 31일 오전 첫 공판을 마치고 부산지방법원 법정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전 롯데 자이언츠 투수 서준원이 상대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오픈 채팅방을 통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음란행위를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장기석)는 14일 오전 아동 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서준원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을 열었다.

지난 첫 공판에서 서준원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했지만, 상대방이 미성년자인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공판에서 서준원 측은 종전의 입장을 번복하고 검찰의 공소사실과 증거를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상대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서준원은 지난해 8월 18일 피해 미성년자 A 양이 개설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A 양을 알게 됐다. 서준원은 A 양에게 용돈을 줄 것처럼 거짓말을 해 60차례에 걸쳐 성적인 내용의 메시지를 전송했다.

또 이날 서준원은 7차례에 걸쳐 A 양의 신체 주요 부위를 노출한 사진을 전송 받아 성착취물을 제작하기도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서준원은 A 양에게 영상통화를 통해 음란행위를 하는 장면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으나, A 양이 거부하자 A 양의 신체 사진을 보여주며 “잘 생각해. 이거 올려도 돼”라고 말하며 협박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법원을 통해 피해자에게 합의 의사 등을 확인하기 위해 다음 달 19일 한 차례 더 공판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서준원은 “개막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팀 이탈을 했고, 구단은 물론 KBO에게도 많은 손상을 입혔다”며 “저를 많이 챙겨주시고 많이 응원해주셨는데 너무 많이 죄송스럽고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특히 롯데 팬분들께는 정말 드릴 말씀이 없고 죄송하다”고 밝힌 바 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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