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화이트리스트에 한국 재지정… 양국 수출 규제 갈등 해소 (종합)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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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완전 복원키로 결정
30일 공포, 7월 21일부터 시행
한국은 4월에 일본 복원 선조치
산업부 “한일 신뢰 완전 회복”
산업계 “수출입 협력 확대” 기대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한 지 약 4년 만에 화이트리스트에 완전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 소인수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한 지 약 4년 만에 화이트리스트에 완전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 소인수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한 지 약 4년 만에 화이트리스트에 완전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이 지난 4월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복원한 데 이어 일본도 같은 조치를 취함으로써 2019년 7월 이후 지속돼온 한일 수출규제 갈등이 4년 만에 완전히 해소됐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각의에서 한국을 ‘일본 수출무역관리령 별표 제3의 국가(그룹 A, 속칭 화이트리스트)에 추가하기 위한 '수출무역관리령 일부를 개정하는 정령'을 결정했다. 개정 정령은 미국, 영국 등 기존 화이트리스트에 열거된 국가에 한국을 추가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로 재지정한 것이다.

정령 개정으로 일본에서 한국에 물품을 수출하거나 기술을 제공할 때 ’일반포괄허가’를 적용할 수 있으며, 한국은 ‘캐치올 규제’(재래식 무기에 전용될 수 있는 물자의 수출 제한)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개정안은 오는 30일 공포되며, 7월 21일부터 시행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에 앞서 지난 3월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의 수출규제를 철회한 바 있어 이번 화이트리스트 재지정으로 2019년부터 약 4년간 지속된 한국 대상 수출 규제는 모두 해제됐다.

한국은 일본에 앞서 지난 4월 24일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다시 포함하는 내용의 '전략물자 수출입 고시'를 관보에 게재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이 일본에 전략물자 수출을 신청할 때 심사 시간이 기존 15일에서 5일로 단축되고, 개별 수출 허가의 경우 신청 서류가 5종류에서 3종류로 줄어들었다.

산업부는 일본 측 발표 직후 낸 보도자료에서 "지난 3월 대통령의 방일로 양국 간 신뢰 회복의 단초를 마련한 후 우리 측의 선제적 화이트리스트 원복 조치와 심도 있는 정책대화 개최로 수출통제 분야의 양국 간 신뢰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앞으로 여러 수출통제 현안과 관련해 일본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로 재지정하자 국내 산업계는 한일간에 수출입 절차가 한층 원활해지고, 장기적으로는 일본과의 교류 협력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은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공급망 다변화에 주력해온 만큼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2018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이듬해인 2019년 7월 한국에 대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에 나섰고, 그해 8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이에 한국은 일본을 국제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역시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빼는 맞대응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지난 3월 한일 정상회담에 맞춰 한국에 대해 반도체 품목 수출규제 철회를 발표했고, 이와 동시에 한국 정부도 일본 측의 3개 품목 조치에 대한 WTO 제소를 취하했다.

셔틀 정상외교 재개로 한일 관계가 빠르게 회복되는 가운데 격한 갈등을 빚어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한일 간 경제교류가 한층 활발해질 전망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100대 소부장 핵심전략기술 중 반도체 분야 수입액의 일본 비중은 2018년 34.4%에서 2022년 24.9%로 9.5%포인트(P) 감소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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