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증상 없는 실명 질환 ‘녹내장’, 위험인자는 무엇?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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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력, 나이, 고안압, 당뇨, 고혈압 등이 위험인자
정상 안압에서도 발생…검진 통한 조기 발견 중요

녹내장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검진이 중요하다. 녹내장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검진이 중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실명을 일으키는 원인 1위는 백내장이고, 2위는 녹내장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녹내장이 가장 큰 실명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뚜렷한 초기 증상이 없는 녹내장은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할까.


■가장 흔한 유형 ‘개방각 녹내장’

녹내장은 안압(눈의 압력)이 높거나 갑자기 올라가서 시신경이나 신경섬유층이 손상되면서 시야 결손이 생기는 질환이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안압이 높은 것 자체와는 별개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시신경 병증이다.

녹내장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으며, 가장 흔한 녹내장은 ‘원발성 개방각 녹내장’이다. 우리 눈의 정상 안압은 10~21mmHg인데, 정상보다 안압이 높은 이유는 눈 안에서 순환하는 방수가 생성되는 양보다 배출되는 양이 적기 때문이다. 개방각 녹내장은 방수 배출구가 열려 있는 경우로, 높은 안압뿐 아니라 정상 안압에서도 발생한다. 폐쇄각 녹내장은 구조적인 문제로 배수 경로가 막히면서 안압이 치솟는 경우다.

개방각 녹내장의 주요 위험인자는 나이, 가족력, 고안압 등이다. 대부분의 안과 질환과 마찬가지로 개방각 녹내장의 빈도도 나이가 들수록 증가한다. 개방각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 비율 역시 나이가 들수록 높아진다. 형제나 부모가 개방각 녹내장이 있는 경우에는 발병 위험이 각각 3.7배, 2.2배로 알려져 있다. 당뇨와 고혈압도 발병 위험도를 높인다. 개방각 녹내장은 초기에는 거의 증상을 느끼지 못해 ‘침묵의 실명 질환’이라고 불린다. 다른 이유로 안과를 방문했다가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강안병원 안과센터 김호숭 과장은 “폐쇄각 녹내장은 갑자기 시력이 떨어지거나 안구의 통증, 결막충혈 등의 증상이 있지만, 개방각 녹내장 환자는 안압이 40mmHg 이상 올라가도 증상을 느끼기 어렵다”며 “중심 시야 결손이 생겼다면 이미 개방각 녹내장의 말기다”고 말했다.

좋은강안병원 안과센터 김호숭 과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좋은강안병원 제공 좋은강안병원 안과센터 김호숭 과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좋은강안병원 제공

■정상 안압에서도 녹내장 발생

녹내장의 주요 인자는 안압 상승이지만 정상 안압에서도 발생한다. 실제로 한국과 일본 녹내장 환자의 대부분은 정상 안압이다. 또한 안압이 높다고 해서 모두 녹내장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녹내장은 안압 수치뿐 아니라 시신경과 망막 시신경섬유층, 시야 검사까지 종합적인 검사를 통해 진단해야 한다.

안저검사에서 시신경유두에 비해 함몰의 크기가 커지는 경우라면 녹내장을 의심할 수 있다. 그 외 시신경유두테의 얇아짐, 시신경유두 함몰의 크기 변화, 시신경유두 함몰비의 비대칭의 경우도 녹내장을 의심해야 한다. 자동시야검사는 가장 중요한 녹내장 진단 도구이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환자의 협조가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외 안압검사, 각막두께검사, 빛간섭단층촬영 등으로 녹내장을 진단한다.

녹내장으로 진단받았다면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은 안압을 낮추는 것이다. 안압이 정상보다 높다면 정상 안압까지 안압을 낮춰야 하고, 안압이 정상이라면 정상보다 더 낮춰야 한다. 안압이 충분히 낮아져야 녹내장 진행을 중지시키거나 늦출 수 있다.

안압을 낮추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약물치료로, 안압을 낮추는 안약으로 녹내장의 진행을 늦춘다. 안과에서 녹내장 안약을 처방받았다면 매일 규칙적으로 점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로 레이저 치료를 통해 안압을 낮출 수 있다. 안약을 점안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거나 약의 부작용 등이 있는 경우 레이저 치료를 고려한다. 마지막은 수술 치료로, 안약을 사용하는데도 목표 안압으로 유지되지 않는 경우 시행한다. 수술은 녹내장을 없애는 수술이 아니라 안압을 낮추는 수술이다.

김호숭 과장은 “녹내장이 실명을 유발하는 질환은 맞지만 모든 녹내장 환자가 악화를 겪는 것은 아니고 평생에 걸쳐 삶의 질을 떨어뜨릴 정도로 시력 저하를 야기하는 것도 아니다”며 “정상 시야에서 실명까지 이르는 평균 진행 속도는 대략 25년이며, 특히 악화 속도의 중간값은 70년으로 훨씬 더 느리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가족력 등 위험인자가 있다면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전문의와 상담 후 정기검진을 통해 예방하고 조기 발견하도록 해야 한다”며 “짧게는 6개월, 무증상의 경우 1년 간격으로 검진할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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