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내미 많이 아팠구나…못난 아빠를 용서해다오" 서이초 교사 부친의 편지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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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이 공개한 숨진 서이초등학교 교사 A씨의 생전 모습. 오른쪽 사진은 지난 29일 교사 집회 현장에서 공개된 A씨 부친의 편지. A씨 유족 블로그,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유족이 공개한 숨진 서이초등학교 교사 A씨의 생전 모습. 오른쪽 사진은 지난 29일 교사 집회 현장에서 공개된 A씨 부친의 편지. A씨 유족 블로그,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이초 교사 사건으로 교사의 죽음을 추모하며 교권 보호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 주말 도심 집회에서 교사 부친이 자필로 쓴 편지가 공개됐다.

29일 전국의 교사 3만여 명(주최 측 추산)은 교권 침해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며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에 모여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집회는 서울 서초구 서이초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교사 A씨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어진 추모 영상에서는 A씨의 부친이 딸에게 남긴 짤막한 편지가 공개됐다.

A씨 부친은 "이쁜 딸내미와 함께한 지난 세월이 아빠는 행복했는데 딸내미는 많이 아팠구나"라며 "지켜주지 못한 못난 아빠를 용서해다오"라고 적었다. 이어 그는 "부디 그곳에서도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곳이 너의 희망이 되기를 간절하게…"라며 편지를 끝맺었다.

A씨 부친이 직접 손으로 써내려 간 편지가 공개되자 집회 현장 곳곳에서는 동료 교사들의 울음이 터져 나왔다.

전국교사모임은 이날 성명에서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선생님의 소식에 많은 눈물을 흘렸다"며 "오래 일하려면 혼내지 마세요, 못 본 척하세요 등 동료 선생에게 이런 못난 조언을 건네는 상황이 슬프다. 2023년은 교육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해가 돼야 한다. 이 집회가 그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2년 차 초등교사인 A씨는 지난 18일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사망 직전 학부모 민원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학교 측에 상담 요청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사망 이후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는 교권을 바로 세워 달라는 목소리가 연일 커지고 있다.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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