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시도 의사회 ‘서울로 헬기 전원’ 규탄… “지역 의료 체계 무너뜨려”
전국 의사단체 잇따라 이 대표 이송 규탄 목소리
“지방 의료 신뢰 안 한다는 생각 몸소 보여준 일”
“다른 응급환자 헬기 이용 기회까지 박탈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흉기에 피습 당한 뒤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마치고 헬기를 이용해 서울대학교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부산에서 습격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까지 헬기로 이송된 데 대해 전국 의사들 비판이 커지고 있다. 부산에 이어 광주·서울·경남·대전·전북 의사회가 이 대표 전원을 결정한 민주당이 지역 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았다고 규탄했다.
전북도의사회는 지난 6일 ‘이 대표 헬기 이송은 특혜’ 성명을 발표해 “국민 눈높이로 보면 그렇게 이송하는 것은 어렵고, 국민에게 권유하는 의료전달 시스템에도 벗어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 의료를 살리려면 지역에서 진료 가능한 환자는 지역의료기관을 이용하자는 인식이 생기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정치인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이 모범을 보여야 마땅한데 그렇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대전시의사회도 지난 5일 “담당 전문의가 없거나 자리를 비운 것도 아닌데 ‘지방 의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몸소 보여줬어야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지방 필수의료가 붕괴되는 시점에 지역 의료 이미지를 더욱 저하시키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 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광주·서울·경남 의사회도 지난 5일 성명을 발표했다. 광주시의사회는 “응급의료시스템에 따라 이 대표는 사고 발생 지역 상급 종합병원이자 권역외상센터인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했다”며 “환자나 보호자 전원 요구가 있으면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병원까지 이송하는 게 원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도 원칙을 준수해야 할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다른 응급 환자가 헬기를 이용할 기회까지 박탈했다”며 “민주당은 ‘수술을 잘하는 곳에서 해야 할 것’이라며 부산대병원과 지역 의료를 비하하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에 피습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태운 구급차량이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헬기장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도의사회는 “의료용 헬기는 ‘닥터 쇼핑’ 편하게 하라고 만든 게 아니다”며 “그 시간대 헬기가 필요했던 일반 국민은 피눈물을 흘리며 죽어갔을 수도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민주당과 당대표의 표리부동한 작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며 “지역 의료 살리기 쇼를 연출하고 정작 입법 당사자들은 왜 편법과 특권으로 얼룩진 서울행을 택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서울시의사회도 “지난 4일 부산시의사회 성명에서 ‘이 대표 헬기 이송이 지역 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 전달 체계를 짓밟은 민주당의 표리부동한 작태를 보여줬다’고 지적한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의료진 의학적 판단에 반하는 구급차나 헬기 이송은 환자가 전액 비용을 부담하는 원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잘하는 병원에서 해야 할 것 같다’고 발언해 의료 기관을 자의적으로 서열화하고 지방과 수도권을 갈라치기 했다”며 “이재명 대표 헬기 특혜 이송은 모든 국민이 지키는 의료전달체계를 뛰어넘는 선민의식과 내로남불 행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규탄했다.
민주당은 초기에 진화를 시도했지만 지역 의료계 분노는 쉽게 가라않지 않는 형국이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은 지난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부산대 권역외상센터는 각 시도마다 1개 정도 있는, 정말 아주 비상 응급 치료를 받아야 되는 곳”이라며 “오히려 이 대표가 치료를 받았다면 응급 환자들을 방해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어 권역외상센터는 비상급 상태로 계속 유지해야 된다고 본다”고 했다.
부산대병원 응급의학과 A 교수는 “거짓말을 해보려 해도 꼬이는 듯하다”며 “바쁜 부산대병원 외상센터를 비워서 한가하게 만들어주고, 서울대병원 일거리를 시급히 만들어 줄 절실한 이유가 있어서 헬기를 타고 갔다는 말이냐”고 반박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