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의견 무시한 예산 삭감”… 영도구 주민, 구의회 규탄 기자회견
최근 부산 영도구청과 영도구의회가 구청장 폭행 논란을 두고 갈등을 이어가는 가운데 주민들이 이번 사태의 배경이 된 예산 삭감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영선2동 주민 40여 명은 9일 오후 2시 영도구청사 앞에서 ‘영도구의회 민의를 무시한 무분별한 예산 삭감을 규탄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의장과 구의원이 예산 삭감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영도구의회는 부산시 특별교부금 형태로 내려온 흰여울문화마을 관광 편의시설 조성 관련 예산 38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예산을 확보하는 데 절차상 문제가 있었고 추후 공사비 확보 계획이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주민들이 애써 노력해 지원받은 예산을 이해당사자인 구민 의견을 묵살한 채 삭감한 이번 사태는 구민으로서 유감”이라며 “열악한 재정 형편의 영도구가 시에서 내려준 보조금을 구의회 반대로 반납하는 말도 안 되는 형태를 보며 부산시는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영도구의회 이경민 의장은 영도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국민의힘 소속 김기재 영도구청장이 무소속인 이 의장 뺨을 때렸다는 내용이 고소장에 담겼다. 이 의장은 송년회 자리에서 올해 예산 삭감 등을 이유로 말다툼이 이어지다가 김 구청장이 자신의 뺨을 쳤다고 주장했다. 김 구청장은 폭행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지난 4일에는 영도구의회 이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이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 심사 권한을 침해한 김기재 영도구청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