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 없습니다” 남해 70대 할머니 사연 ‘눈길’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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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할머니가 공무원 칭찬하며 손편지 써
“버스까지 같이 타 직불금 설명해줘” 훈훈

경남 남해군에 사는 공춘화 할머니가 직접 쓴 손편지. 지역의 한 공무원을 칭찬하고 있다. 남해군 제공 경남 남해군에 사는 공춘화 할머니가 직접 쓴 손편지. 지역의 한 공무원을 칭찬하고 있다. 남해군 제공

경남 남해군에 사는 한 70대 할머니가 지역 공무원을 칭찬하는 손편지를 써 눈길을 모으고 있다.

6일 남해군에 따르면 지난 4일 ‘기본형 공익직불제’ 신청을 위해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한 공춘화(78) 씨가 그 바로 다음날 ‘편지’를 보내왔다. 맞춤법이 틀린 곳이 많고 글씨도 삐뚤빼뚤하지만 할머니의 정성이 가득 담긴 손편지였다.

편지는 ‘저는 초전에 사는 78세 되는 공춘화 할머니입니다’로 시작된다. 이어 복잡한 서류 때문에 뭐가 뭔지 몰라 혼란스러워 하는 자신을 위해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 직원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담겨 있다. 특히 임박한 버스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행정복지센터를 나섰는데, 해당 직원이 걱정하며 버스에 같이 탑승해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할머니는 “직원 덕분에 직불금에 대한 신청을 잘 마무리했다”며 “내 자식처럼 너무 고맙고 친절해서 이런 글을 올린다”고 적었다. 이어 면장에게 “칭찬해 주면 좋겠다. 직불금 담당 젊은 청년이다. 항상 건강하라”며 편지를 끝 맺었다.

해당 직원은 미조면 행정복지센터에 근무 중인 박길주 주무관(42)이다. 박 주무관은 “공무원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오히려 “주변의 큰 관심이 부담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평소 직원들이 민원인에 대한 친절 교육을 자주 받는다. 박 주무관은 특히 부모님이 지역에서 농사를 짓고 계시는데, 그런 부분에서 신경이 많이 쓰였던 것 같다. 할머니도 굉장히 고마워하셨다”고 말했다.

한편 공춘화 할머니는 현재 미조면 초전마을에 거주하고 있다. 1남 5녀를 키웠고, 남편과 사별 후 혼자 3필지 전답에서 시금치, 마늘 농사를 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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