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결국 ‘패싱’한 수영…최후 승자는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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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끝났고, 투표일 사흘 전인 7일까지도 두 사람 ‘완주’ 고수
한동훈 6일 긴급 PK 방문에서도 수영 방문 안 하고, 당 지도부도 ‘패싱’
3자 구도 속 민주당 어부지리 승리 가능성 높지만, 보수 후보 대결에 존재감 약화
“국힘 지지층 될 사람 ‘몰빵’하는 전략적 투표 여부에 승패 갈릴 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산 수영구를 찾은 4일 오후 선거 운동원들이 유동철 후보와 장예찬 후보의 홍보 피켓을 나란히 들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산 수영구를 찾은 4일 오후 선거 운동원들이 유동철 후보와 장예찬 후보의 홍보 피켓을 나란히 들고 있다. 연합뉴스

투표인 사흘 전인 7일까지도 ‘보수 후보 분열’이 해소되지 않은 부산 수영구 총선의 최종 향배에 전국의 시선이 쏠린다. 일단 5~6일 사전투표까지 끝난 상황이고, 국민의힘 정연욱, 무소속 장예찬 후보 모두 ‘완주’ 의사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 어느 한 쪽의 사퇴나 양보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힘으로선 보수 텃밭인 수영구를 야당에 헌납할 수 있는 비상 사태지만, 당 지도부는 의미심장한 행보를 지속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거일 전 마지막 주말인 지난 6일 흔들리는 부산·울산·경남(PK)의 접전지를 긴급히 재방문해 ‘낙동강 벨트’는 물론 수영과 인접한 해운대까지 훑으면서 수영구는 끝내 들르지 않았다. 장 후보와 보수 지지층을 양분하고 있는 정 후보로서는 한 위원장의 지원이 절실했지만, 한 위원장을 비롯해 당 지도부 누구도 이번 선거 기간 수영에서 정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장면을 만들진 않았다. 당 차원에서 “국민의힘 후보는 정연욱”이라고 ‘인증’은 했지만, 당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장 후보의 ‘대승적 결단’을 요구하는 모습 또한 없었다. 사실상 두 사람과 수영 주민들에게 선택을 맡긴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반면 민주당은 이 지역에서 승기를 굳히기 위해 이재명 대표가 지난 4일 수영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정 후보 측은 이날 장 후보에게 “이제는 보수의 승리를 위해 내려놓아야 할 때”라며 장 후보의 사퇴를 거듭 촉구하면서 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성명을 냈지만, 장 후보는 “오늘도 늦지 않았다. 모든 조건을 양보할테니 보수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로 지지층의 마음을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며 후보 단일화를 거듭 제안하는 것으로 정 후보의 요청을 일축했다.

이대로라면 더불어민주당 유동철 후보의 ‘어부지리’ 승리 가능성이 높지만, 여론조사상 세 후보의 지지율이 엇비슷한 상황인 데다 보수 후보 간 대결이 선거전의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유 후보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약화된 측면이 있다. 부산 정치권 인사는 “수영 총선의 주도권은 보수 후보 두 사람이 쥐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수 지지층이 경쟁력이 있다고 여기는 어느 한 후보에게 ‘몰빵’하는 이른바 ‘전략적 투표’가 실현되느냐에 따라 선거전의 향배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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