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갈무리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윤(친윤석열) 핵심' 이철규 의원의 단독 출마설이 거론되는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이 다시 한번 날을 세웠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30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들러리 세워 원내대표를 노리고 있나. 주축이 영남인데 영남만 배제하고 정당 되겠나? 도대체 사람이 그리 없나"라면서 "패장(敗將)을 내세워 또 한 번 망쳐야 되겠나. 가만두고 보려니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말했다. 이날 홍 시장의 글은 전날에 이어 이철규 의원 추대설에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좌시천리 입시만리'라는 말이 있다. 대구에 앉아서도 뻔히 보이는데 서울에 있는 니들은 벙어리들이냐"라고 목소리를 냈다.홍 시장이 언급한 '좌시천리 입시만리'는 앉아서 천리, 서서 만리를 본다는 뜻이다.

또 홍 시장은 이날 추가로 글을 올려 "대구시정은 누구보다 잘하고 있으니 누구처럼 시정에만 전념하라는 질투성 발언은 하지 마시기 바란다"면서 "나는 매달 당비를 국회의원 30만원보다 20만원이나 더 내는 사람"이라며 "당연히 당무에 관여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또 "중앙에서 잘하면 조언할 일이 있겠나. 보다 못해 관여하는 거다. 좀 잘해달라"며 "지방에서도 편하게 뉴스를 볼 수 있게"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의원은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4·10 총선 당 공천관리위원을 맡았으나.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이번 총선의 참패와 관련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당내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홍 시장은 전날도 페이스북에 "패장이 나와서 원내대표 한다고 설치는 건 정치도의도 아니고 예의도 아니다"라며 "무슨 낯으로 설치고 다니냐. 자중하거라"라고 직격한 바 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최소한의 양식만은 갖고 살자. 이참에 무슨 낯으로 설치고 다니는가"라며 "우파가 좌파보다 더 나은 건 뻔뻔하지 않다는 건데 그것조차 잊어버리면 보수 우파는 재기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현재 아무도 없는 상황이다. 특히 다선의 중진 의원들이 당내 주류 세력인 친윤계뿐 아니라 대통령실과 대립하는 모습으로 비칠까 우려해 여당 원내대표를 하겠다고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