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사들 비판한 92개 환자단체… 의료 총파업 철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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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개원의 집단 휴진에 대학병원 동참
의료전달체계 ‘셧다운’ 환자들만 ‘날벼락’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중증아토피연합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등 환자단체 회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의료계 집단 휴진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중증아토피연합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등 환자단체 회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의료계 집단 휴진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18일 집단 휴진을 결의한 가운데 대학병원 교수들까지 이에 가세하면서다. 가뜩이나 의료 공백 장기화로 환자의 고통이 쌓여 가고 있는데 집단 휴진으로 불안감이 한층 고조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의사 집단 휴진에 대해 명백한 불법으로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강 대 강 대치 국면은 좀처럼 출구를 찾기 힘들다. 의협과 의대 교수들은 이에 더해 집단 휴진에 따른 정부의 대응을 지켜본 후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무기한 휴진도 불사하겠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 벼랑 끝에 내몰린 환자들만 속이 탄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선을 넘었다. 개원의 중심의 의협은 18일 전면 휴진과 함께 총궐기 대회에 나선다. 대학병원 교수들도 속속 동참하면서 사태는 악화일로다. 18일 당일에는 동네 의원인 1차 의료기관에서부터 대학병원인 3차 의료기관까지 전체 의료전달체계가 ‘셧다운’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부산에서도 동아대병원에 이어 부산대병원 교수들도 18일 집단 휴진 동참을 결의했다. 앞서 서울의 ‘빅5’ 병원이 휴진을 결의한 가운데 전국적으로 확산 중이다. 대학병원들은 응급실 등 최소한의 필수의료는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당장 수술이 급한 환자들은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다. 더 큰 일은 대학병원 의사들의 무기한 휴진 결의도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환자들이 느끼는 참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전공의들에 이어 의사들마저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중증질환자들은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호소한다. 전국 92개 환자단체는 13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들의 집단 휴진 계획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넉 달간의 의료 공백 기간 어떻게든 버텨 보려 애썼는데 의사 파업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라는 것이다. 이제 환자들은 ‘각자도생’을 넘어 ‘각자도사’의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국민적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환자단체는 물론이고 대학병원 노조까지 벽보 등을 통해 의사들의 불법 행동을 엄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정부는 18일 개원의와 대학병원 집단 휴진에 대응해 공공의료기관 근무시간 연장과 비대면 진료 활성화, 야간 약국 운영 등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의료전달체계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어떤 돌발 사태가 벌어질지 걱정이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진료 거부’ 행위로 보고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먹혀들 리 만무하다. 문제는 극단적 투쟁으로만 치닫고 있는 의사 집단이다. 국민들 눈에는 집단이기주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의대 증원도 국민적 공감대 속에 이미 입시 요강이 확정돼 돌이키기 어렵다. 진정으로 의료 시스템 붕괴가 걱정이라면 환자 곁을 떠날 게 아니라 정부와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 국민의 인내도 이제 한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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