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인(人)스타] “AI·BT·NT 접목해 연구 영역 확장… 기술 상용화도 박차”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이희승 원장
지난달 27일 제12대 원장 취임
4차 산업 관련 글로벌 교류 강조
기술 이전 통해 지역 기여 의지
해양 클러스터와 취업 박람회도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이희승 신임 원장은 지난 13일 부산 영도구 KIOST에서 진행된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연구 영역과 역량 확대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권주석 PD kwonjs@
“급성장하는 AI(인공지능), BT(생명공학기술), NT(나노기술) 등의 연구에 발맞추지 않으면 도태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희승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신임 원장은 지난 13일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연구 영역의 확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2000년 책임연구원으로 KIOST에 들어와 해양생명공학연구센터장, 스쿨장, 부원장 등을 거쳐 지난달 27일 제12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해양물리, 해양환경, 해양생물, 지질자원 등 전통적인 연구도 중요하고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이제 4차 산업으로 정의되는 새 학문을 접목해 연구의 효율성을 높이고 새 분야를 개척하지 않으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기 힘듭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디지털정보기술과 AI를 접목해 어떤 생물 자원이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확인하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새 기술에 대한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력 양성과 국제교류가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러 분야의 연구자가 해양을 연구하도록 길을 터주고, 글로벌 기관과의 기술 협력을 늘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육상은 국경이 있지만, 해양은 공해라는 공간을 통해 생물, 해류 등이 섞이기 때문에 국제적인 협력이 필수입니다. 중국, 영국, 페루, 인도네시아 등 연구 거점을 확대하고 AI 등에 대한 인적 교류를 늘려 선진 연구 역량을 키워나갈 것입니다. 지금도 KIOST 대학원 과정을 수료한 외국 학생이 본국에 돌아가 교류하고 있지만, 해외 석학이 국내에 들어와 연구하는 부분은 미흡한 실정입니다.”
기존 인력 보강과 관련 예산 확충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KIOST에는 부설 기관을 합해 약 20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전체 과학 분야와 비교할 때 우리의 인력과 예산 비중은 10%가량입니다. 절대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해양 강대국들의 투자 비중도 우리보다 큰 상황입니다. 해양과학은 대상만 해양일 뿐 생물, 항만, 지질, 극지까지 매우 광범위한 부분을 포함합니다. 장래성을 본다면 앞으로 (인력과 예산이)확대돼야 합니다.”
해양과학이 발전하기 위한 우선 과제로는 ‘대국민 인식 개선’을 꼽았다. 국내 해양과학이 국제사회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우주항공 등에 비해 주목받지 못한 점을 안타까워했다.
“국내 연구진이 인도양에서 새로 발견한 열수공(깊은 바닷속에서 뜨거운 물이 치솟는 곳) 등은 국제적으로 굉장히 큰 성과입니다. 이러한 중요한 발견들을 어떻게 국민께 인식시킬 수 있느냐 하는 고민이 필요합니다.”
해양 연구와 관련한 시민 홍보, 지역 기여 등을 위해 부산 ‘해양 클러스터’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영도구 동삼동에 해양 관련 기관 10여 곳이 밀집해 있습니다. 그간 해양 클러스터를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하는 노력이 부족했던 만큼 여기에 있는 기관 모두 시민에게 다가가기 위한 ‘변화’를 준비 중입니다. 취업 박람회 등 구체적인 이벤트를 두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클러스터 각 기관의 장점을 잘 살린다면 새로운 방향의 ‘특구’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원장은 기술 상용화를 통해 ‘해양수도’ 부산과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지역사회에서 해양과학 연구에 대해 투자하면, 이를 바탕으로 기술 상용화·이전을 이뤄내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를 통해 국가와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KIOST가 부산에 정착한 지 벌써 7년이 됐습니다. 앞으로도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시민도 해양과학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