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울경, 장마철 빈발한 극한 호우 대비에 만전 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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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만의 폭우’ 곳곳에 쏟아져
민관 모두 안전 불감증 불식하길

10일 폭우로 산사태가 나면서 전북 군산시 성산면 한 아파트 앞까지 나무가 밀려와 있다. 연합뉴스 10일 폭우로 산사태가 나면서 전북 군산시 성산면 한 아파트 앞까지 나무가 밀려와 있다. 연합뉴스

올여름 장마에 따른 극한 호우로 전국적으로 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전북 군산에 146mm의 시간당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집중 호우로 전국적으로 5명의 사망자와 2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1년 치 강수량의 10% 이상이 1시간 안에 쏟아진 상황이다. 경남 거창군에 10일 오전까지 171mm가 쏟아지면서 황강 남하교 지점에는 홍수주의보까지 발령돼 주민이 대피했다. 기상청은 “시간당 강수량이 130mm를 넘는 것은 200년에 한 번 나타날 수준의 강수 강도”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100mm 이상이면 폭포가 쏟아지는 것에 가깝다고 한다. 부산에서도 초속 21.5m의 바람이 불면서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김해국제공항 국내선 항공기가 결항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기상청은 13일까지 경남 내륙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한 소나기가 짧은 시간 동안 좁은 지역에 내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충청도와 전북, 경북에 쏟아진 ‘200년 만의 폭우’도 정체전선과 저기압, 하층 제트기류가 만나면서 발생했다. 서쪽에서 발생한 저기압과 남쪽에서 불어온 고온다습한 하층 제트기류가 이 지역에서 만나면서 많은 비를 뿌린 것이다. 실제로 밤에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퍼붓는 게릴라성 호우가 최근 들어 빈번해졌다. 과거 경험하지 못한 폭우와 폭염 등 극한 기상 이변 현상에 대한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장마철 재난 사고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장마철 집중 호우로 불어난 강물이 충북 청주 오송지하차도를 덮쳐 시민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부산에서 2020년 3명이 숨진 초량 제1지하차도 참사는 아직도 그 아픔이 치유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참사는 ‘설마’라는 안이한 생각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장마철 집중 호우로 침수 위험이 높은 부산 지역 지하차도 59곳 중에서 10곳만 비상대피시설 설치가 완료되거나 공사 중이고, 나머지 49곳은 사실상 무방비 상태라고 한다. 산사태 등 재난 지역 복구도 더디다고 한다. 행정당국의 안이한 대처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올여름엔 평년보다 잦은 집중 호우로 하천 범람과 침수 피해, 사고 등 악몽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앙정부와 일선 지자체는 물론이고, 공장과 아파트 단지에서도 장마철 재난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지하차도와 제방, 하천뿐만 아니라 지하주차장, 건물 지하, 산복도로와 옹벽, 집수정 배수펌프, 차단판 등을 꼼꼼히 점검하고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설마 일어날까’하는 방심으로 사고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걷잡을 수 없다. 이상기후가 일상이 되는 상황에서, 자연재해를 완벽히 막을 수는 없지만 최대한의 대비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장마철 안전 점검과 재난 방지 대책을 실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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