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방면 위기 처한 경제… 여야정 특단대책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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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 피해 속출, 기업·자영업자 암울
머리 맞대 민생·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60원대를 돌파한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등 지수들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60원대를 돌파한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등 지수들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460원 선을 넘는 등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면서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1500원 선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지역 기업과 자영업자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원재료를 수입·가공해 판매하는 지역 중소기업들은 환율 급등으로 앉아서 막대한 환차손만 입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기업은 “다음 주조차 예견할 수 없다. 대응계획은 꿈도 못 꾸는 형편”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고환율이 원재료 가격 상승과 기업 수익 악화로 이어져 내수 침체의 악순환에 빠질까 걱정스럽다. 비상계엄이 일으킨 심리적 공황이 대한민국 경제를 덮치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특수를 날려버린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때보다도 최악”이라고 울먹거릴 정도이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부산의 대학가와 번화가 가게마다 창밖에 붙은 ‘연말·연시 단체 환영’이란 문구가 무색할 정도로 신규 예약은커녕 예약된 건마저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1년 중 소비가 가장 활발해야 할 연말에 송년회와 회식 등 특수는 이미 사라졌고, 미래 불안감으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있다. 내수의 빈 부분을 채워주던 외국인 관광객마저 급격히 줄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언제 끝날지 모를 정치적 혼돈이 지역 경제와 서민 가계 위기를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이 와중에 자영업자·소상공인은 대출 연체와 폐업의 늪에 급속히 빠져들고 있다고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취약 자영업자 10명 중 1명 이상이 빚을 갚지 못하고 있다.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로 하락했다. 자영업 폐업도 급증해 지난 1년간 사업을 접은 자영업자가 80만 명에 이르고, 부산에서도 자영업자 폐업 숫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폐업 증가 추세가 내년에 확대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올해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도 지난달까지 역대 최대 금액이 지급됐다고 한다. 자영업자의 줄폐업이 이어질 경우 가뜩이나 자영업자가 많은 부산 지역 경제 타격은 심각할 수밖에 없다.

여야와 정부는 하루속히 민생과 경제를 안정시켜야 한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폐업을 막고, 중소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내수와 가계 소비 회복, 환율 안정 등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하지만, 정치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다. 한국 정치·경제 시스템이 정상화되지 못하면, 국가 신인도 하락과 환율 급등 등 경제 리스크는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여야와 정부는 더 큰 쓰나미가 강타하기 전에 당장 정쟁을 멈추고 정치·경제 불확실성 제거와 민생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야정은 조속히 협의체를 출범시켜 국정 혼란 수습과 경제 회생의 계기를 마련하길 촉구한다. 그 신호탄이 국정 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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