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파열성 뇌동맥류 “크기 작고 파열 위험 낮다면 변화 관찰하며 꾸준히 관리”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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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 일부 풍선처럼 부푼 뇌동맥류
파열되면 예후 나빠 일반인 두려움 커
최근에는 최소침습 치료 선호 추세
조기 발견·정확한 위험도 평가 ‘중요’
신경외과 전문의 상담, 치료 방향 결정
혈압 관리·금연·음주 자제 등 도움

‘비파열성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다고 무조건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 관리와 체계적인 치료법을 찾으면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사진은 좋은삼선병원 신경외과 김영하 과장이 비파열성 뇌동맥류 환자와 상담하는 모습. 좋은삼선병원 제공 ‘비파열성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다고 무조건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 관리와 체계적인 치료법을 찾으면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사진은 좋은삼선병원 신경외과 김영하 과장이 비파열성 뇌동맥류 환자와 상담하는 모습. 좋은삼선병원 제공

‘머릿속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뇌동맥류. 2022년 영화배우 강수연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며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스타의 사망 원인으로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지주막하출혈이 거론되면서 한동안 뇌동맥류라는 질환이 무엇인지와 그 위험성에 대한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의 일부가 약해지면서 부분적으로 풍선처럼 부풀어있는 상태를 말한다. 여성이나 고령자에게서 더 많이 발견되며, 선천적인 혈관 중막 결손에 더해 흡연, 고혈압, 과음이나 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뇌동맥류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적으로 중년 이후, 특히 50대 이상에서 뚜렷하게 증가하기 시작해 연령이 올라갈수록 유병률도 점차 증가한다. 뇌동맥류의 크기가 큰 경우 안검하수, 복시, 시야결손 등의 뇌신경 압박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뇌동맥류는 발견 당시 파열되어 출혈을 일으켰는지 여부에 따라 ‘파열 뇌동맥류’와 ‘비파열성 뇌동맥류’로 나뉜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적극적인 치료에도 예후가 불량한 경우가 많은 지주막하출혈을 유발하게 된다. 일반인들이 뇌동맥류라는 단어에서 두려움을 먼저 느끼는 이유이다.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대부분 무증상이다. 두통이나 어지러움 등 다른 이유로 시행한 검사나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더 이상 드문 질환이 아니며, 환자가 전체 인구의 3%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파열성 뇌동맥류 환자들은 ‘뇌’라는 단어가 주는 막연함과 뉴스에서 접한 동맥류 파열에 대한 공포를 느끼며 병원을 방문한다.

그렇다면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무조건 치료해야 하는, 또 바로 시급하게 치료해야 하는 질환일까?

부산 좋은삼선병원 신경외과 김영하 과장은 “꼭 그렇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뇌동맥류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모든 동맥류가 같은 파열 위험성을 가지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은 전체 동맥류 환자의 연간 파열 위험도는 1% 미만으로 낮은 편이라고 한다. 반면 동맥류의 크기가 큰 경우나 크기가 작더라도 위치가 특정 부위에 있거나 모양이 불규칙한 경우, 또 시간이 지나면서 동맥류가 점차 커지는 경우, 흡연자와 고혈압 환자의 경우에는 파열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

따라서 김 과장은 “크기가 작고 파열 위험이 낮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주기적인 MRA 검사 등을 시행하며 동맥류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파열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당장 환자가 느끼는 증상이 없더라도 뇌동맥류 파열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치료를 권한다.

뇌동맥류 치료에 있어 최근에는 최소침습 치료가 선호되는 추세이다. 신경중재치료 기법의 발전과 새로운 치료 도구의 개발로 혈관 내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혈관 내 치료는 코일 색전술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혈류 전환 스텐트를 시행하기도 한다. 코일 색전술은 허벅지에 있는 대퇴동맥으로 카테터를 넣어, 가늘고 긴 관을 뇌혈관과 뇌동맥류까지 삽입한 후 뇌동맥류의 내부에 가느다란 백금 코일을 채워 넣는 치료 방법이다. 또 다른 치료 방법인 개두술을 통한 클립 결찰술은 수술실에서 개두 수술을 시행한 후 현미경으로 동맥류를 확인하고 해당 부위에 티타늄 금속 클립을 결찰하는 것이다. 이 치료법은 회복 기간이 다소 길지만 재발률이 낮은 것이 장점이다.

위의 두 치료 방법은 어느 것이 더 확실한 우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면이 있다. 의사는 어떤 방법이 환자에게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를 기준으로 치료법을 선택하게 된다.

파열 위험이 있는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당장 위험한 병’이라기보다는 잘 이해하고 꾸준히 관리해야 할 질환에 가깝다. 김 과장은 “뇌동맥류를 조기에 발견하고, 위험도를 정확히 평가받으며, 필요할 때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진다면 대부분의 환자에서 안전한 경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환자 개개인의 파열 위험도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김 과장은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걱정을 하기 보다는 정확한 정보와 체계적 관리를 위해 신경외과 전문의와 상담하고 치료 계획을 상의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뇌동맥류는 생활 습관 조절만으로 없앨 수 있는 질환은 아니다. 그러나 꾸준한 혈압 관리, 금연, 과도한 음주 자제 등은 동맥류의 성장이나 파열 위험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운동은 중등도의 유산소 운동이 추천되지만, 웨이트 트레이닝 등은 급격한 혈압 상승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동시에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하는 것이 비파열성 뇌동맥류 관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김 과장은 비파열성 뇌동맥류 진단을 받은 환자들에게 “오히려 파열 전에 잘 치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말한다”라고 전했다.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뇌동맥류를 주기적으로 관찰하며 관리할지, 색전술이나 결찰술로 치료할지를 판단하면 된다는 이야기다.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걱정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먼저이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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